[제주일보] 지난 14일 오전 제주시 용담해안도에서 만난 김병심 시인(한라산문학동인 회장)은 “처음부터 시인을 꿈꿔 온 것은 아니었다”며 “처음에는 노래 부르는 것을 즐겨 가수가 되고 싶었다”고 말했다. 김 시인은 “우연히 독일의 시인 라이너 마리아 릴케의 ‘장미’라는 시를 보고 시에 눈을 뜨기 시작했다”며 시인이 된 계기를 밝혔다.
김 시인은 이어 “5살 때부터 빼곡하게 쓴 일기를 보며 어린시절부터 글을 향한 애정은 있었던 것 같다”며 미소를 머금었다.
김 시인은 “시인은 자연 속에서 영감을 얻어질 때가 많은데, 그것을 보면 제주도에 태어난 것이 참 감사하다”고 말했다.
김 시인이 회장으로 활동 중인 한라산문학동인은 올해로 30년을 맞이했다. 20세 이상의 시를 쓰고 싶어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라산문학동인 일원이 될 수 있다.
한라산문학동인은 주로 어떤 활동을 하느냐는 질문에 “매해 동인지를 내고 여름마다 시화전을 한다. 지난해부터 작가들을 초청해 시 합평 활동을 시작하고 있는데, 제주도 특유의 문화를 시로 느끼고 의견도 주고받을 수 있어 작가들의 선호도가 높은 활동이기도 하다”고 답했다.
김 시인은 자신의 글로 위안을 받았다는 사람이 있을 때 문인을 하게 된 것에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이 외에도 시집을 잘 읽었다며 편지를 보내온다거나, 또 자신을 보면서 글을 쓸 용기를 얻은 사람을 봤을 때 시를 쓰게 된 것에 행복을 느낀다고 전했다.
김 시인은 “이전에는 페미니즘, 제주도 역사·문화와 관련한 시를 주로 쓰곤 했다. 요새는 담백하고 풋풋한 연애 시와 제주도의 아픔이 깃든 제주4·3사건에 관한 시도 써보고 싶다”며 향후 계획을 밝혔다.
인터뷰를 마치며 김 시인은 예비 시인들을 위한 진심어린 조언과 격려도 잊지않았다.
“자꾸 무언가를 쓰려고 해야 해요. 단련이 돼서 뇌가 잊어도 손이 기억할 정도로 많이 써야 실력이 늘지요. 글을 잘 쓰고자 하는 마음으로 노력을 기울이는 자세만으로도 대단하다고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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