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년 번역 작업 거쳐 마침내 한글대장경 완간
36년 번역 작업 거쳐 마침내 한글대장경 완간
  • 뉴제주일보
  • 승인 2017.06.15 1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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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대장경(高麗大藏經)
① 한글대장경 제1권 본문 일부. ② 고려대장경(高麗大藏經) 제45권 본문 일부. ③고려대장경 표지. ④ 한글대장경 제1권 판권.

[제주일보] 어느 정도 세월이 쌓인 헌책방에 가면 흔히 보이는 책 가운데 하나가 한글대장경이다. 워낙 규모가 큰 책이라서 대부분 산질(散帙)이게 마련이지만, 지난 5월 말 서울 출장을 갔다가 처음으로 신판 '한글대장경'(전319책,동국역경원,2003) 완질(完帙)을 접하고 그 자리에서 인수했다.

몇 년 전 입수한 영인본 '고려대장경(高麗大藏經)'(전46책,동양출판사,2013)과 짝을 이루는 책이라 이런 기회를 가질 수 있는 것에 감사할 따름이다.

대장경(大藏經)은 불교의 경전, 즉 부처님의 말씀을 모은 경(經)과 교단의 계율을 모은 율(律), 교리에 관한 제자들의 주석 논문을 모은 논(論)을 중심으로 이에 대한 주석서(註釋書)와 불교 관계의 사서(史書)를 집대성한 총서(叢書)를 말하며, 삼장(三藏) 또는 일체경(一切經), 장경(藏經) 등으로도 불리운다. 이러한 불교의 경전들은 각지로 전파되어 그 지역에 사용하는 언어에 따라서 크게 팔리 삼장(Tipitaka), 티벳대장경, 한역(漢譯)대장경으로 나눌 수 있다.

중국에 불교가 전래된 이래 중국에서의 역경(譯經) 사업은 후한(後漢)시대부터 송(宋)나라 때까지 900여 년 간 이루어졌다. 불경을 한문으로 번역한 한역 경전을 집대성한 최초의 대장경은 983년 완성된 송판(宋版 또는 官版)대장경이다. 이 대장경 간행의 영향을 받아 거란과 고려에서도 대장경이 간행되었다.

그 중에서도 고려대장경은 당시까지 간행된 한역 대장경을 총괄해서 집대성했다는 점과 먼저 제작된 대장경들은 지금 거의 전래되지 않고 있다는 점, 그리고 판각된 경판(經板)이 그대로 남아있다는 점에서 그 가치를 더 한다고 하겠다. 1924년 일본에서 활자본으로 출판한 '대정신수대장경(大正新修大藏經)'도 고려대장경을 저본(底本)으로 편찬된 것이다.

이러한 고려대장경의 번역은 한글이 창제된 후 간헐적으로 이루어졌지만, 본격적인 역경사업은 1964년 동국대학교 부설 동국역경원(東國譯經院)이 발족한 이후의 일이다. 1965년에 첫 번째 한글대장경 제1집 '장아함경(長阿含經)'이 출간됐고, 1985년 장정(裝幀)을 바꾼 신판 한글대장경이 간행되었다. 36년에 걸친 번역작업 끝에 2001년 한글대장경 318권이 완간되어 총목록 1권 포함 총 319권이 출판되었다.

2001년부터는 한글대장경 개역(改譯) 및 전산화 사업을 실시하여 2011년에 완성되었고, 현재 동국대학교 한글대장경 사이트에서 전문(全文) 검색이 가능하다. 2012년부터 고려대장경 원문 텍스트와 이미지 통합 서비스 작업이 진행되고 있어, 머지않아 독자들이 고려대장경과 한글대장경을 연동해서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또한 고려대장경이나 한글대장경 외에도 '대정신수대장경'(전85책), '만속장경(卍續藏經)'(전150책), '남전대장경(南傳大藏經)'(전65책), '대장경 도상부(圖像部)'(전12책) 등 대장경 관련 서적들이 시중에 많이 나와 있으니 불교에 관심 있으신 분들은 참고 하시기 바란다.

한 가지 덧붙이자면 현재 합천 해인사(海印寺)에 남아있는 고려 대장경판(大藏經板)은 다른 경판들과 함께 2007년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되었고, 그 경판을 보관하는 장경판전(藏經板殿)도 1995년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되어 보존되고 있다.

뉴제주일보  cjnews@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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