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다움 듬뿍 웰빙밥상, 식도락의 진수"
"제주다움 듬뿍 웰빙밥상, 식도락의 진수"
  • 부남철 기자
  • 승인 2017.06.08 20: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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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7대 향토음식

[제주일보=부남철기자] 제주를 방문하는 관광객들은 모든 것에서 ‘제주다움’을 찾는다. 특히 ‘웰빙’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제주의 독특한 음식들은 전국의 미식가들을 사로 잡고 있다. 제주특별자치도는 제주를 대표하는 7대 향토음식으로 고기국수, 자리물회, 갈치국, 성게국, 한치물회, 옥돔구이,빙떡을 선정한 바 있다. 이 음식들은 도내 곳곳의 식당에서 손쉽게 맛 볼 수 있다. 짧은 대축전 기간이지만 제주의 진정한 맛을 즐겨보시길 권한다.

▲자리물회=여름 제주에서는 어느 식당에서나 물회가 가장 큰 인기를 누린다. 제주 물회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생선이 바로 자리돔이다. 제주에서는 자리물회가 모든 물회를 대표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제주도가 2013년 전문가 설문조사와 도민·관광객 인터넷 투표, 제주도향토음식육성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선정한 제주 대표 7대 향토음식에서 1위로 꼽혔다.
흔히 ‘자리’라고 불리는 자리돔은 여름이 시작되는 5월부터 8월까지가 제철인지라 물회에 들어가는 횟감으로는 딱이다. 자리물회의 핵심은 자리돔의 머리와 지느러미 내장을 제거한 후 뼈째로 썰어내는 것이다. 손질한 몸통을 비스듬히 굵게 채 썰어 식초를 약간 뿌려놓으면 좀 더 새콤한 맛이 배어든다. 그런 다음 상추와 오이, 깻잎 등 제철 채소와 함께 양념장에 버무린 후 찬물을 부어 내놓는데 한 대접 받아들면 먹기도 전에 시원한 기분이 든다. 물회 외에 구이나 젓갈로도 많이 먹는다.

▲한치물회=자리돔과 함께 제주 물회의 양대 산맥을 이룬다. 오징어 비슷하게 생겼지만 다리가 짧은 게 특징이며, 쫀득하고 담백한 맛 덕분에 인기가 높다. 보통 회나 물회로 가장 많이 먹지만 오징어처럼 말린 후 구워 먹기도 한다. 한치는 6월 말부터 9월까지가 제철로 이맘때 제주 밤바다는 환하게 불을 밝힌 어선들로 온통 불야성을 이룬다. 한치물회는 한치 내장과 껍질을 벗겨낸 후 가늘게 채 썰어 자리돔과 마찬가지로 야채와 양념장을 곁들여 찬물을 부어 내놓는다. 부드러우면서 쫀쫀한 한치 속살과 아삭아삭 씹히는 채소들이 한데 어우러져 빚어내는 식감이 무척이나 만족스럽다. 게다가 새콤한 국물이 무더위에 빼앗겼던 입맛을 한순간에 되찾아준다. 땡볕 아래 올레길이라도 걸은 뒤라면 물회에 얼음을 동동 띄워달라고 주문하자. 열기로 가득 찬 몸과 마음을 단번에 서늘하게 식혀준다. 이 외에도 소라물회, 어랭이물회, 전복물회가 입맛을 돋운다.

▲옥돔구이=옥돔은 다금바리, 자리돔과 함께 제주도를 대표하는 물고기이다. 옥돔은 청정해역인 제주 근해에서 잡히는 고급생선으로 이 지역에서 잡은 옥돔은 맛이 뛰어나 조선시대부터 왕실 진상품으로 올려져 왔다. 옥돔은 비린내가 없고 담백한 맛을 가지고 있으며 지방질이 적고 단백질과 칼슘, 인, 철분 등의 미네랄과 비타민A, B1, B2 성분이 풍부하다. 제주도에서 생산되는 옥돔의 색깔은 등쪽과 머리부분이 선명하고 진한 붉은색을 가지고 있으며 광택이 있다. 또한 눈이 투명하고 등쪽에 노란띠가 있으며, 꼬리 지느러미에 노란띠가 선명하게 나타나는 것이 특징이다.

▲고기국수=다른 지역에서는 ‘고기’라고 하면 ‘소고기’를 의미하나 제주에서는 ‘돼지고기’를 의미한다. 당연히 고기국수는 돼지고기가 주재료이다. 삶은 밀가루 중면에 돼지뼈로 우린 뽀얀 육수를 넣고 돼지고기 수육을 올려 먹는 제주의 대표 향토 음식이다. 담백하면서 깔끔한 맛이 특징이며 입맛에 따라 참깨나 고춧가루를 넣어 먹는다. 고기국수 이외에도 식당마다 자신들만의 비법을 담은 다양한 종류의 국수도 입맛을 유혹한다. 특히 고동의 일종인 보말을 삶아 속살을 빼낸 후 끓여낸 보말칼국수도 별미이다. 제주시 삼성혈 주변에 국수거리가 조성돼 있으며 이곳이 아니어도 도내 곳곳에서 손쉽게 맛 볼 수 있다.

▲갈치국=흔히 제주에서 난 갈치를 은갈치, 남해에서 잡은 갈치를 먹갈치로 부른다. 제주 갈치는 은빛을 띠고 남해 갈치는 거무튀튀하다. 제주에서는 갈치를 낚싯대로 잡아 비늘이 온전하다. 대형 선단이 근거지를 둔 통영이나 목포는 그물로 잡아 비늘이 벗겨진 갈치가 유통된다. 그래서 제주 갈치가 보기 좋고 몸값도 높다. 은비늘이 붙은 상태에서 지느러미를 제거하고 내장을 뺀 다음 크게 토막을 낸 후 끓이면서 호박이나 봄동을 곁들인다. 금방 끓여 뜨거울 때 먹어야 비린내도 나지 않고 제 맛을 즐길 수 있다. 제주에서는 해장국으로 큰 인기를 끈다.

▲성게국=제주의 대표적인 국의 하나로 집안에 경조사가 있을 때에 손님들을 대접하는 데에도 많이 이용된다. 성게는 5월말에서 6월 사이에 잡은 것이 살이 가장 많이 오르고 맛이 좋다. 제주에서 자연 서식하는 성게는 보라성게로서 껍질을 깨어보면 노란 살이 있으며, 달콤한 맛이 있다. 제주에서는 성게를 ‘구살’이라고 불러 성게국을 ‘구살국’이라 부르기도 한다. 이 국은 술을 많이 마신 다음날의 해장에도 아주 좋다. 성게알은 노란빛을 더하며 순두부처럼 엉키어 담백한 맛으로 제주를 찾는 이들이 즐겨 찾는다.

▲빙떡=제주지역에서 관혼상제에 빠지지 않았던 음식이다. 빙빙 돌려 만들었다고 해서 빙떡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멍석처럼 만다고 해서 멍석떡이라고도 하며 쟁기떡, 전기떡이라고도 불리고 강원도의 메밀전병(메밀총떡)과 비슷하다.
빙떡을 만들기 위해서는 우선 메밀가루에 물을 부어 묽게 반죽한 뒤 팬에 기름을 두르고 전을 부친다. 옛날에는 전을 부치는데 돼지기름을 썼다고 전해진다. 무를 채 썰어 데쳐낸 뒤 소금, 참기름, 깨소금으로 양념한 무나물을 전 안에 소로 넣고 말아서 만들면 완성된다. 무나물 소 대신 붉은팥 앙금에 설탕을 넣은 팥소를 만들어 넣기도 한다. 빙떡은 아직도 제주에서 제사나 잔치 등 큰 일을 치를 때마다 빠지지 않는 음식이며 웰빙 음식으로 알려지면서 관광객들도 많이 찾고 있다.

부남철 기자  bunch@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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