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일보=김명관 기자] 제주대 박세필 교수 연구팀이 사람의 치매 증상을 가진 치매 복제돼지를 만드는 데 성공했다.
제주대 줄기세포연구센터(센터장 박세필)와 ㈜미래셀바이오(대표이사 김은영), 국립축산과학원 박미령 박사, ㈜메디프론디비티(대표 김영호), 박찬규 건국대 교수, 최영석 포천중문의과대 교수 등 공동 연구팀은 사람에게 알츠하이머 치매를 일으키는 3개의 유전자를 가진 체세포 복제돼지 ‘제누피그’를 생산했다고 8일 밝혔다.
사람과 비슷한 수준의 치매 증상을 가진 대가축 동물 모델이 개발된 것은 이번이 세계 처음이다.
이 연구결과는 2017년 6월호 온라인 학술지 플로스 원(PLOSONE)에 게재됐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에 그동안 축적한 제주 흑돼지 복제기술을 이용했다.
연구팀은 사람에게서 베타아밀로이드 단백질 농도를 높이는 데 관여하는 유전자 3개(APP, Tau, PSI)를 복제하려는 흑돼지의 체세포에 ‘다중벡터 시스템’으로 미리 주입한 뒤 공여 난자의 핵과 바꿔치기해 대리모에 임신시키는 방식을 썼다.
‘제누피그’는 지난해 3월 30일 출생해 지난달 24일 폐사했다. 연구팀의 따르면 이 복제돼지는 사육사가 가르쳐준 사료 섭취 방식과 자동 급수기 사용법을 잊어버리고, 밥통에 배변하는 등 전형적인 치매 증상을 보였다.
박세필 교수는 “유발유전자 3개가 동시에 과발현된 알츠하이머성 치매질환 모델 복제돼지 생산은 전 세계적으로 전무하며 치매 신약개발 및 원인규명에 매우 중요한 연구로 평가된다”고 말했다.
김명관 기자 mgs@jejuilbo.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