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로운 지역 예술활동을 위한 여건
자유로운 지역 예술활동을 위한 여건
  • 뉴제주일보
  • 승인 2017.06.05 1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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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재호 한국예총 제주특별자치도연합회장

[제주일보] 21세기 들어 문화도시를 지향하는 지역들이 늘어나고 있다. 제주도도 문화도시 이미지 제고를 위해 문화예술의 섬 조성 등 여러 정책들을 시도하고 있다. 지속가능한 문화도시를 만들어가기 위해서는 다양한 문화 활동들이 활발히 이뤄져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예술인들이 자유로운 예술활동을 할 수 있는 여건들도 조성돼야 할 것이다. 하지만 창작 활동을 하는 데 열악한 면들이 많다. 근래에 와서 다양한 지원 제도들이 시행되고 있다지만 흡족한 수준이라고 할 수는 없을 것이다.

이러한 여건들 중에는 예술인들의 복지를 비롯해 창작을 위한 공간이라든지 여러 가지 필요한 부문들이 많을 것이다. 그 중에 자유로운 창작 활동을 할 수 있는 공간들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창작에 필요한 각종 도구와 용품이 갖춰진 공간, 즉 거울·음향장비·마루시설 등이 갖춰진 공간과 망치·톱 등 각종 도구들이 비치돼 있고 이것들을 쉽게 빌려 쓸 수 있는 작업 공간과 대형 작품을 제작할 수 있는 창고형 공간 등 자유로운 창작 활동을 할 수 있는 공동의 공간들이다. 이러한 공간의 활성화는 예술인들 간의 정보교류와 자유로운 창작활동으로 도시 이미지 제고 효과는 물론 지역민들의 문화예술 향유 기회가 늘어날 것이다.

창작 공간들을 확보하는 데에는 빈집, 창고 등 다양한 시설물들을 활용도에 맞게 고쳐서 사용해도 가능할 것이다. 그리고 기존에 있는 문화예술 공간들이라면 더욱 좋을 것이다. 신산공원에 있는 영상위원회 건물은 예전에 관광 민속관이라는 명칭으로 지어졌는데 개관 초기에 콘텐츠가 없어 공연장 운영을 미루다 예총에서 작품을 제작해 상설공연을 했었다.

이처럼 공연장 전시실 등 여러 기능이 복합적으로 갖춰져 있는 건물을 예술창작 특성에 맞게 리모델링해 예전처럼 다양한 장르의 예술인들이 자유롭게 활용 할 수 있도록 민간예술단체에 위탁운영을 해도 좋을 것이다.

지역 문화예술 발전을 위해서는 행정이 해야 할 부분과 민간예술단체들이 해야 할 부분이 있을 것이다.

민간예술단체들은 예술인들 간의 교류와 창작 활동에 필요한 정보제공을 하는 허브 역할을 하면서 지역예술발전을 위한 타 지역과의 예술교류, 지역민들을 위한 생활예술지도 등 예술문화 발전을 위한 다양하고 지속적인 활동들을 해야 할 것이다. 또한 예술문화단체들은 예술인들의 자유로운 창작활동을 위해 가능하면 행정으로부터 위와 같은 창작 공간을 위탁 받아 직접 운영할 수도 있어야 한다. 이는 언제든지 필요한 시간대에 예술인들이 예술창작 의도에 따라 창작 공간의 시설들을 활용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행정은 예술인들이 작품활동을 활발히 할 수 있도록 유기적인 협조가 이루어져야 하며 이러한 여건을 충족시키는 데 필요한 인프라 시설과 예산을 지원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엘리트 출신이나 관립예술단에만 예술인이 있는 것이 아니라 민간예술단체에도 예술활동을 하는 예술인들이 있기에 이들도 활발한 활동을 할 수 있도록 관심을 가져야 한다. 지식이 부족하고 생각이 짧다고 관심을 두지 않는다면 지역의 정체성이 깃들어 있는 예술창작들은 사라질 것이다.

그러나 지역에서 오랫동안 활동해온 예술인들에게도 지속적인 활동과 축적된 경험을 쌓게 한다면 새로운 창작의 세계를 누비며 지역의 정체성을 이어갈 것이다. 제주를 대표할 수 있는 공연을 제작하기 위해 스태프에서 배우까지 전부 서울이나 육지부에서 빌어다 쓸 것인가. 지역의 문화예술의 발전은 가장 먼저 지역예술문화 단체들의 활성화를 통해 이뤄져야 한다.

뉴제주일보  cjnews@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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