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국제대학교는 어디로 가고 있는가!
제주국제대학교는 어디로 가고 있는가!
  • 제주일보
  • 승인 2017.05.28 18:54
  • 댓글 2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강병철. 제주국제대학교 특임교수 / 국제정치학 박사

[제주일보] 제주국제대학교가 부실을 털고 정상화의 길로 가다가 발전이냐 몰락이냐의 갈림길에서 갈팡질팡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동원교육학원 재단 경영진의 횡령 등으로 경영부실대학교로 지정되었던 동원교육학원 산하 제주산업정보대학과 탐라대학교를 제주국제대학교로 통합하여 2012년 3월 출범하였으나 2년간 총장이 공석인 상태로 흔들리고 있었다. 제주국제대학교의 몰락이 제주사회에 부정적인 영향을 준다는 것은 굳이 설명할 필요도 없을 것이다. 제주사회에서 지덕(知德)을 겸비한 능력 있는 인사로 인정받고 있는 고충석 총장이 초대 총장으로 제주국제대학교 범선의 선장을 맡으면서 건실한 제주국제대학교로 탈바꿈할 것이라는 희망이 보였다.

우여곡절을 겪으면서 산적한 문제들을 하나하나 개선해나가던 제주국제대학교는 최근 자구책으로 교직원들의 임금을 삭감하여 재정 안정을 도모하는 방안을 수립하였다. 제주국제대학교 선관위는 교직원 130명을 대상으로 지난 5월 16~17일 이틀간 ‘대학 재정자립과 지속가능성 확보를 위한 2017학년도 교직원 보수체계 조정(안)’을 놓고 찬반투표를 진행했다. 기권자 6명을 제외하고 총 124명이 투표에 참여했으며 62명이 임금을 삭감하는데 찬성했으며 61명이 반대하였고 1명은 무효표로 처리되었다. 자기 봉급을 깍자는 데 좋아할 사람 없을 것이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삭감 찬성표가 반대표보다 더 많이 나온 것은 그만큼 제주국제대학교 교수들의 애교심이 깊다는 뜻이다.

‘하늘은 스스로 잘 되려고 노력 하는 자들을 돕는다(Heaven helps those who help themselves)’라는 격언이 있다. 고대 그리스의 우화작가 이솝(Aesop)의 ‘헤라클레스(Hercules)와 마차꾼’이라는 이야기에서 파생된 금언이다. 진흙탕길을 지나던 마차가 진창에 빠지자 마차꾼이 헤라클레스에게 도와달라고 기도를 올렸다. 헤라클레스는 마차꾼에게 “직접마차바퀴에 어깨를 대고 밀어라. 신들은 자력으로 잘되려고 노력하는 자들은 돕는다”라고 말하였다.

제주국제대학교 교수들은 자기 봉급을 깎더라도 대학을 살리고 대학의 미래 발전에 자기를 희생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일부에서 기권표를 둘러싸고 이런 저런 해석과 설명을 내놓고 있지만 자기 봉급을 깎겠다고 나선 교수들의 뜻을 왜곡하거나 폄훼하는 일만은 없었으면 한다.

제주국제대학교는 제주도에 구(舊) 탐라대학교 부지를 매각하여 415억9500만원을 교비 수입으로 확보하고 2012년부터 그동안 밀린 교직원들의 급여로 150억여원을 지급했다. 이 뿐만 아니라 90억여원의 금융권 부채도 상환했다. 그러다 보니 남은 자금이 많지 않은 상황인 것이다. 제주국제대학교를 현재 임금 체계로 운영한다면 2018년쯤이면 대학 재정이 고갈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제주국제대학교가 안정적으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임금을 삭감하고 자구책을 추진하든가 아니면 새로운 재단을 유치하여 충분한 재원을 확보하여야 한다. 대학운영을 경제논리로만 말하려는 것은 문제가 있을 것이다. 그러나 대학도 경제적 여력 없이는 존재할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교직원들이 자구하려는 희생을 바탕으로 대학의 경쟁력을 키워야만 학생들이 제주국제대학교를 찾을 것이다.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 제주국제대학교 교직원들도 ‘대학 재정자립과 지속가능성 확보’ 노력 없이 막연히 외부의 도움이나 요행을 기대해서는 안된다는 것을 잘 안다.

고충석 총장과 과반수 보직교수들이 제시하는 임금 삭감안, 즉 ‘대학 재정자립과 지속가능성 확보를 위한 2017학년도 교직원 보수체계 조정(안)’추진 과정에 대해 지역사회의 오해가 없었으면 좋겠다.

제주일보 기자  isuna@jejuilbo.net

Tag
#N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2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자전거 2017-07-06 21:09:09
중요한것은 학교는, 교육은 학생이 중심이 되야한다는 것이다.

타이타닉 2017-05-29 00:03:05
제주국제대학교의 안전한 항해를 위해 노력하시는 고충석 총장님과 과반수 보직교수들에게 박수를 보냅니다. 국제대학교가 하루빨리 경제적인 안정속에서 경쟁력을 갖추고 국제자유도시에 걸맞은 대학으로써의 위상을 세워나갔으면 좋겠습니다. 칼럼을 통해 오해없이 국제대학의 문제점과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관계자들의 노력에 관심을 갖게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