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주차구역 불법주차, 얌체족만의 문제일까
장애인주차구역 불법주차, 얌체족만의 문제일까
  • 현대성 기자
  • 승인 2017.05.28 1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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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일보=현대성 기자] 장애인주차표지 없이 장애인주차구역에 주차하거나 장애인주자표지가 있는 차량에 장애인이 탑승하지 않은 상황에서 장애인주차구역에 불법 주차하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양 행정시에 따르면 최근 3년간 장애인주차구역 불법주차 단속 건수는 2014년 926건에서 2015년 1711건, 지난해 3990건으로 4배 이상 폭증했다.

제주시 관계자는 이 같은 증가세가 공익신고 어플리케이션이 적극 활용된 탓으로 분석하고 있다.

다른 주차구역을 찾는 것이 귀찮아서, 혹은 잠깐의 편의를 위해 장애인주차구역에 아무렇지도 않게 주차하는 얌체족은 비난받아 마땅하다. 하지만 이런 얌체족이 극성을 부리는 것은 근본적으로 제주지역에 주차 공간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제주지역의 차량 증가로 인한 주차 공간 부족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기자를 비롯한 대부분의 제주도민들이 주차 공간 부족 문제를 절감하고 있고, 이미 제주시내 이면도로는 주차장이 아닌 곳이 없을 지경이다.

이 뿐만 아니라 제주도내 주요 도로의 가로변 차선들까지 주·정차 차량이 점령하고 있어 교통 흐름에 지장을 초래하기도 한다.

심지어 제주시내 일부 공동주택에서는 장애인 주차구역 불법주차 사례를 두고 분쟁이 일어나 이와 관련된 보복성 신고가 잇따르고 있기도 하다.

이런 주차 공간 부족 현상 때문에 대다수의 도민들이 비어있는 장애인 주차구역에 유혹을 느끼게 되는 것이고, 이 때문에 장애인 주차구역에 차를 대는 얌체 시민들이 늘어나는 것이다.

장애인의 이동권을 보장하기 위해 만들어진 장애인 주차구역이 제 기능을 하기 위해서는 개인의 시민 의식 문제를 지적하기 전에 시민에게 충분한 주차공간이 제공되고 있는지, 증가하는 차량을 막기 위해 행정당국이 어떤 대책을 취하고 있는지가 먼저 논의돼야 한다.

현대성 기자  cannon@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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