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의 제주 농업·농촌을 위하여
희망의 제주 농업·농촌을 위하여
  • 뉴제주일보
  • 승인 2017.05.25 1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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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정화 제주특별자치도의회 의원

[제주일보] 제주의 1차 산업은 연중 생산이 가능한 기후적 특성을 가지고 있으며, 특히 겨울철 신선한 농산물을 생산해 국민의 식탁에 공급하는 식량생산기지로 식량안보에 있어 매우 중요한 위치에 있다. 하지만 제주 농업의 속사정을 들여다 보면 지속성을 담보하기 어렵다. 농업·농촌의 고령화로 인한 일손 부족과 인건비 상승에 따른 경영비 증가 등 농업만 전업으로 해서는 생계를 유지하기 어려운 지경이다. 여기에는 국가기조인 시장 개방화로 인해 수입농산물과의 경쟁, 수급불안에 따른 가격불안정 등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더불어 농가부채도 큰 문제다. 통계청에서 발표하는 제주지역 농가부채는 매년 증가하고 있다. 지난 4월 발표된 자료에는 호당 6396만3000원으로 지난해보다 3.4% 증가해 전국 최고라는 불명예를 계속해서 이어가고 있다. 여기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지만 무엇보다도 섬이라는 지리적 특성으로 인해 해상운송이라는 추가적인 물류비를 고스란히 생산자가 부담하고 있는 점이 큰 문제라고 보고 있다.

이번 제19대 문재인 대통령이 대선 공약으로 해양수송 물류비를 국가 차원에서 지원하겠다는 약속을 한 바 있다. 농업인들의 입장에서 물류비 부담 경감은 고스란히 소득과 이어지기 때문에 많은 농업인들이 이 공약의 실천을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단지 물류비를 일부 지원해 주는 것만으로는 농업의 지속성을 담보하기 어렵다고 본다. 국가차원에서 보더라도 제주농업의 보호가치는 매우 높기 때문에 물류비 외에도 지원이 확대돼야 하며, 농업 지속성을 확보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제주 농업의 미래를 위해서는 우선, 재배품종의 다양화가 필요하다. 1970년대 감귤의 본격적인 재배 이후 산업적 관점에서 수량 중심의 감귤산업이 품질 중심으로 전환되고 있기는 하지만 미래를 생각한다면 품목 전환은 반드시 필요하다고 본다. 더불어 안정적인 품목전환을 위해서는 신품종 육성을 통한 종자(묘)를 자급화하는 데 지속적인 연구와 투자가 이뤄져야 할 것이다.

둘째, 제주자치도 차원에서도 다양한 지원정책을 추진하고 있으나 농가들이 요구하는 사항과 시대 변화에 맞는 내용의 수정과 기존의 고정관념에서 벗어나서 생각하는 패러다임의 변화가 요구된다. 한 예로 지난 2004년 한·칠레 FTA 체결 이후 농업과 감귤에 대한 지원은 하우스 시설에 집중되고 있는데 시설재배 감귤의 수익성이 점차 떨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하우스 시설 중심의 지원방향이 언제까지 지속될 것인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한 것이다.

셋째, 돈이 되는 농업의 구조를 만드는 데 과감한 예산의 투자가 있어야 한다. 예산이 수반되지 않고서는 기반시설과 열악한 농업 여건이 변화하기 어렵다. 매년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가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농업용수의 공급확대와 효율성 증대방안 마련, 겨울철 냉해 피해를 예방하기 위한 비닐하우스 보조가온 지원확대 등 안정적 생산기반을 조성하는 데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할 것이다.

넷째, 농가 경제의 안정화가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 농가부채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서는 1차 산업 종사자는 계속 감소할 것이고 이로 인해 제주의 산업구조는 기형으로 변모, 결국 완전히 붕괴될 것이다. 농가 경제의 안정화를 위해 현재 논농사 중심의 직불제 체계의 개편과 제주지역에 맞는 다양한 지원체계를 마련해야 한다고 본다. 특히 제주지역의 환경을 보존하면서 적정농약과 비료를 사용하는 저투입 농법의 적극적인 도입과 지원이 필요하다고 본다.

제주 농업에 희망이 보여야만 돌아오는 농촌, 살맛나는 농촌이 되고 젊은 세대가 이어받아 삶의 터전을 만들고 유지할 수 있을 것이다. 농업과 농촌은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연결하는 연결고리로도 역할을 다하고 있다. 희망의 제주 농업·농촌을 만드는 데 아낌없는 지원이 필요한 이유다.

뉴제주일보  cjnews@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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