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북초 ‘선후배 함께 학교 살리기’ 기대
제주북초 ‘선후배 함께 학교 살리기’ 기대
  • 뉴제주일보
  • 승인 2017.05.25 1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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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일보] 제주 최고의 전통을 자랑하는 제주북초등학교 총동창회(회장 박인수)가 추진하고 있는 ‘우리 동네 역사 바로알기 프로젝트’가 관심이다. 이 행사는 북초등학교 총동창회는 올해 학교 개교 110주년을 맞아 학교의 과거와 이어지는 역사체험 프로그램을 통해 재학생들에게 지역문화에 대한 이해와 모교에 대한 자긍심을 고취시키기 위해 도입한 것이다. 이 학교 총동창회는 이와 관련, 지난 20일 ‘걸으멍 추억허멍 배우멍’ 행사를 통해 과거 자신들이 등·하교 때 걸었던 동네 골목길을 재학생들과 함께 걸으면서 선·후배가 소통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이 학교 총동창회는 여기에 그치지 않고 앞으로 학생들의 도덕시간을 활용해 탐라순력도, 지역문화재, 목관아 한자풀이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할 예정이다. 제주교육의 발상지로 인정되는 북초등학교는 1907년 제주관립보통학교라는 이름으로 개교했다. 1980년대에는 재학생이 3000명이 넘는 도내 최대의 초등학교로 위상을 떨쳤다. 그런데 이때부터 제주시가 신도시 및 도시외곽으로 팽창하면서 원도심이 위축됐다. 그 중심에 선 북초등학교 역시 이 흐름을 피할 수 없었다. 현재 이 학교 학생은 200명 선에 머물고 있다. 제주시 원도심에 소재한 다른 초등학교들도 형편은 비슷하다.

이 같은 상황에서 북초학교 총동창회의 이번 시도는 많은 점을 시사한다. 이 행사가 당장 학교 학생 수를 늘리는 결과로 이어질 것으로 보는 사람은 거의 없다. 그렇지만 자신의 출신 학교에 대한 변치 않는 사랑과 또 지역 역사에 대한 공감을 넓히려는 이 같은 시도는 기성세대가 미래세대와 공유 할 충분한 가치가 있는 프로젝트의 하나임이 분명하다. 사실 지금의 북초등학교 학생 수 감소로 상징되는 제주시 구도심 위축은 정치·경제·사회 등 복합적 요인에 의해 발생한 것이다. 그렇다고 지금의 상황에 이르게 된 것을 외부요인으로만 돌린 채 내부의 자구 노력이 뒤따르지 않는다면 제주시 원도심 쇠락은 더 가속화 될 수밖에 없다. 이 같은 선상에서 이번 북초등학교 총동창회의 ‘우리 동네 역사 바로알기 프로젝트’는 다른 학교에도 좋은 본보기가 될 수 있다.

우리학교, 우리 동네, 나아가 내가 살고 있는 지역을 살리는 것은 결코 외부에서 해주는 게 아니고 자연스럽게 이뤄지는 것 또한 아니다. 또 이를 기대해서도 안 된다. 소속된 학교 또는 마을 구성원들의 노력과 정성이 어우러질 때 작은 결실로 이어지고 이 작은 결실이 모여 결국에는 큰 물줄기가 된다. 북초학교 총동창회가 이번에 시도하는 프로그램들이 소기의 결실을 거두길 기대한다. 프로그램을 통해 학생 수가 늘어난다면 더없이 좋겠지만, 이에 앞서 선후배가 모교와 지역에 대한 자긍심과 자부심을 공유한다는 것만으로도 절반의 성공은 거둔 셈이다.

뉴제주일보  cjnews@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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