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일보=박미예 기자] 거리의 풍경이 바뀌고 해가 머무는 시간이 길어졌다. 불어오는 바람이 반가워지고 사람들의 옷차림은 가볍고 산뜻해졌다. 여름의 초입(初入)이다.
새 계절의 길목에서 새로운 정부도 안정적인 국정운영을 위한 채비를 서두르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의 취임식이 열린지 보름이 채 지나지 않았지만 그 사이 많은 것들이 빠르게 변화했다.
공수표로 여겨졌던 대선 공약이 하나 둘 실현에 속도를 내면서 지자체들은 기대를 품고 현안사업을 해결하기 위한 분주한 움직임에 나서고 있다.
제주의 경우 문 대통령이 강정마을 구상권 철회를 최우선으로 해결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전해지면서 희소식이 전망되는 상황이다.
특히 소통, 소탈, 파격 인사 등 문 대통령의 일거수일투족은 연일 화제에 오르며 ‘이니 열풍’을 일으키고 있다.
‘이니’는 문 대통령의 이름 끝자를 따 만든 애칭으로, 높은 관심과 비례해 유행어와 신조어까지 파생되는 현상을 보이고 있다.
SNS에는 더불어민주당 상징색인 파란색과 문 대통령의 합성어인 ‘이니블루’가 유행 컬러로 꼽히고, 대통령의 이모티콘까지 제작돼 관심을 끌었다.
문 대통령이 착용했던 등산복, 안경, 넥타이 등은 ‘문템’(‘문 대통령’과 ‘아이템’의 합성어)으로 불리며 불티나게 팔려 문 대통령을 ‘완판남’에 등극시키기도 했다.
이처럼 아이돌 못지않은 뜨거운 관심은 정부가 국정농단 사태로 무너진 국민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는 신호탄이 되고 있다.
한편 국정농단 사태의 주축에 선 박근혜 전 대통령은 23일 첫 공판을 치렀다.
“박근혜 피고인, 직업이 어떻게 됩니까.”
“무직입니다.”
국정농단 사태의 교훈은 이날 이 한 장면으로도 충분히 함축된다.
촛불민심의 선택을 받은 새 정부의 첫 여름은 어떤 계절로 남을까. 기대가 된다.
박미예 기자 my@jejuilbo.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