덤프트럭 '쌩쌩'…위험존 된 스쿨존
덤프트럭 '쌩쌩'…위험존 된 스쿨존
  • 김동일 기자·이수연 청소년 명예기자
  • 승인 2017.05.23 19:3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애월초 더럭분교장 스쿨존 내 하루에 수백여 대 덤프트럭 지나가
등하굣길 교통사고 위험 상존…스쿨존 시설물 등 미비·보강 시급
22일 더럭분교장에 있는 어린이 보호구역 내에서 대형 화물차들이 규정 속도를 무시한 채 빠른 속도로 지나가고 있다. <김동일 기자 flash@jejuilbo.net>

[제주일보=김동일 기자·이수연 청소년 명예기자] “학교 주변 도로를 빠르게 지나가는 트럭들이 너무 많아요. 지나갈 때마다 너무 무서워요.”

지난 22일 오전 8시20분 제주시 애월읍 하가리에 있는 더럭분교장의 정문과 후문 앞. 왕복 2차선 도로에 위에 적힌 ‘어린이 보호구역(스쿨존)’이라는 문구가 무색할 정도로 빠르게 달리는 차량이 많았다. 특히 대형 화물차들은 스쿨존 규정 속도인 시속 30㎞ 이하를 지키지 않고 과속을 일삼으면서 학생들은 등하굣길 교통사고 위험에 그대로 노출돼 있었다.

시멘트, 골재와 각종 건설 폐기물 등을 가득 실은 덤프트럭들이 스쿨존을 빠르게 달리고 있었지만 과속을 단속하는 카메라나 운전자에게 속도를 알려주는 속도계 표지판은 없었다. 여기에 과속방지턱이나 어린이 보호구역이 적힌 문구의 도색이 벗겨진 곳도 있었다.

교통안전지도를 하고 있던 한 학부모는 “주변에 시멘트 공장과 채석장 등이 있어 화물을 가득 실은 화물차들이 수시로 학교 주변 도로를 빠른 속도로 드나들고 있다”며 “아이들이 다니는 등하굣길인데 아찔할 때가 한 두 번이 아니다”고 말했다.

이처럼 화물을 가득 실은 덤프트럭이 등하굣길을 빠르게 지나다니면서 학생들이 교통사고 위험에 노출돼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실제 1시간 동안 학교 주변을 지나가는 화물차를 집계한 결과 30여 대에 달했는데 운행 속도를 지키는 차량은 거의 없었다. 이 때문에 학생들은 바짝 긴장한 상태로 학교로 향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수연 본지 청소년 명예기자(더럭분교장 5)는 “평소 덤프트럭 때문에 위협을 느낄 때가 많아 취재를 하게 됐다”며 “큰 차들이 모두 지나갈 때까지 기다렸다가 걷을 때가 많다”고 말했다.

갈수록 이 곳을 지나다니는 화물차량이 늘어 학생들의 등하굣길 교통사고 위험이 커지면서 학교 측과 학부모 등도 경찰에 민원을 넣는 등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김진희 더럭분교장 교감은 “더럭분교 주변 사면이 도로로 둘러싸인 구조라서 아이들의 등하굣길에 위험 요소가 매우 큰 실정”이라며 “매일 살얼음판을 걷는 심정으로, 학생들의 교통안전이 무엇보다 중요한 만큼 조치가 시급하다”고 토로했다.

이런 문제가 발생하고 있는 것은 애월항에서 시멘트와 모래를 실은 덤프트럭들이 과적 단속을 피하거나 최단 경로로 이동하기 위해 과속하면서 이 곳을 지나가고 있기 때문이다.

이 같은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선 과적·과속 단속 권한을 갖고 있는 행정시와 경찰은 물론 스쿨존 내 시설물을 운영·관리하는 자치경찰단 등이 실태조사를 토대로 선제적인 조치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수연 명예기자(더럭분교장 5학년)

제주서부경찰서 관계자는 “과속 단속 CCTV 신규 설치는 예산 문제로 쉽지 않은 실정”이라며 “학생들의 교통안전을 위해 덤프트럭 운전자를 대상으로 계도 활동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제주자치경찰단 관계자는 “더럭분교는 연초에 점검을 벌였을 때 보수가 필요한 것으로 나타난 데다 민원도 제기됐던 곳”이라며 “이달 중으로 노면 재도색 등에 들어가 6월 중으로 완료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동일 기자·이수연 청소년 명예기자  flash@jejuilbo.net

Tag
#N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