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억 빚 갚기 위해 92억 사기…제주 문화기획 사기 피해 '눈덩이'
1억 빚 갚기 위해 92억 사기…제주 문화기획 사기 피해 '눈덩이'
  • 현대성 기자
  • 승인 2017.05.23 11: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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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기획사 대표 김씨 2015년부터 지난달까지 2년여 간 '돌려막기 ' 범행
피해 규모 더 불어날 전망

[제주일보=현대성 기자] 속보=수십 명의 지인 및 투자자로부터 거액의 사기 행각을 벌였다 자수했던 도내 문화기획사 대표(본지 4월 11일 4면 보도) 김모씨(33)는 1억원 상당의 빚을 갚기 위해 속칭 '돌려막기' 수법의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제주동부경찰서는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사기) 혐의로 구속 수사 중인 제주지역 문화기획사 대표 김씨를 24일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라고 23일 밝혔다.

경찰 조사 결과 김씨는 2013년 문화기획사를 설립한 이후 이듬해부터 지인들로부터 돈을 빌려 공연 기획 사업을 시작했으나 차용금의 일부를 갚지 못했음에도 2015년 2월부터 다수의 사람들에게 돈을 빌려 회사 운영을 본격적으로 시작해 온 것으로 밝혀졌다.

김씨는 2015년 6월 메르스 사태 등으로 야외활동 공연 등이 어려워지면서 차용금 변제에 어려움을 겪게 됐고, 이에 2015년 8월부터 1억원 가량의 빚을 갚기 위한 '돌려막기'를 시작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 김씨는 이전에 진행한 공연에서도 별다른 수익을 내지 못한 상황에서 지난해 다수의 연예인을 초청한 무료 공연을 진행하며 적자를 키웠고, 이 상황에서도 도내 각종 축제, 여행사 송년회 등의 행사를 진행하는데 돈이 필요하다거나 관공서 등에서 추진하는 행사에 입찰하려는데 회사의 신용도를 입증하기 위해 통장 잔고증명이 필요하다는 등의 명목으로 금원을 차용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김씨의 계좌를 분석한 결과 돌려막기가 시작된 2015년 8월 1일부터 지난달 7일까지 416억 가량의 금액이 오간 것을 파악했다. 또 김씨가 '돌려막기' 를 위해 거래한 대상자가 100여 명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했다.

현재 공식적으로 경찰에 접수된 피해자는 15명이며, 이들 피해자의 피해 금액만 92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또 경찰에 고소장을 제출한 피해자 외에도 검찰에 고소장을 제출한 피해자가 2명인 것으로 확인됐고, 김씨가 경찰 조사 과정에서 4명의 피해자가 더 있다고 진술한 만큼 피해 규모는 앞으로 더 불어날 전망이다.

경찰은 범행 초기 김씨가 2%의 이율에서 시작해 빚이 늘어나기 시작하면서 이율을 점차 늘려 10%까지 이율을 올린 것을 확인했고, 김씨가 피해금액을 은닉한 것으로 보이는 은행 거래 내역은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김씨가 범행 초기에는 바로 원금과 이자를 변제함에 따라 이를 채권자들이 신뢰하면서 다른 지인까지 소개받았고, 이 때문에 피해가 커졌다"며 "지인간의 거래일지라도 사회적으로 검증되지 않은 사업에 대해서는 사업 타당성, 사업 전망, 수익구조 등에 대해 꼼꼼히 살펴보고 신중히 투자결정을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현대성 기자  cannon@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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