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어낸 소나무 200만그루...대체 조림은 ‘찔끔’
베어낸 소나무 200만그루...대체 조림은 ‘찔끔’
  • 홍수영 기자
  • 승인 2017.05.22 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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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선충병 피해 고사목 183만여 그루 제거 후 대체 조림 사업은 12만4000그루 불과

[제주일보=홍수영 기자] 제주도 전역의 해송림을 초토화시킨 소나무 재선충병 피해가 진정 국면을 맞고 있지만 황폐화된 산림을 복원시키기 위한 대체 조림 사업은 미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5년 새 무려 200만 그루에 이르는 아름드리 소나무가 베어졌지만 다시 심어진 나무는 12만여 그루에 불과, 청정 제주의 산림을 되살리기 위한 획기적인 대책이 시급해지고 있다.

22일 제주특별자치도에 따르면 소나무 재선충병의 급속한 확산으로 본격적인 방제가 이뤄진 2013년 하반기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고사목으로 제거된 소나무는 183만2000그루로 집계되고 있다.

지속적인 방제 노력 등에 힘입어 올 들어서는 재선충병 감염목이 크게 줄고 있지만 올 하반기 이후 10만여 그루를 제거 목표 수량으로 잡은 것을 감안하면 200만 그루에 이르는 소나무 산림이 없어진 셈이다.

문제는 도내 전역에서 황폐화된 소나무 숲을 복원하기 위한 대체 조림 사업이 말 그대로 더디게 진행되면서 산림 생태계 복원에 장기간 소요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는 점이다.

제주도는 고사목 제거 후 피해지역을 대상으로 편백나무와 왕벚나무, 종가시나무, 황칠나무 등을 심는 대체 조림 사업을 추진해오고 있다.

하지만 대체 조림 실적을 보면 2014년 4만3000그루, 2015년 6만 그루, 지난해 1만3500그루, 올해 7000여 그루 등 4년간 12만4000그루가 고작이어서 제거된 고사목의 6%대 수준에 불과한 실정이다.

이는 소나무 100그루가 베어진 자리에 다른 나무 7그루를 심는 것과 마찬가지라는 점에서 황폐화된 산림을 되살리기에는 충분하지 않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이에 제주도는 소나무 재선충병 피해가 집단적으로 발생한 지역을 우선으로 사업을 추진하는 대체 조림 사업의 전문적인 특성 상 소규모로 이뤄지고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하지만 경북이 소나무 재선충병 감염 이후 2012년부터 2026년까지 연차적으로 편백나무 1억 그루를 심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는 점을 감안할 때 제주도 체계적인 조림 확대 대책이 필요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이에 대해 제주도 관계자는 “고사목 피해가 해당지역의 70% 수준으로 집단적으로 발생했을 경우 해발과 지리적 특성 등을 고려해 공공성을 확보하는 차원에서 대체 조림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홍수영 기자  gwin1@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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