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18일, 그리고 내년 4월 3일
5월 18일, 그리고 내년 4월 3일
  • 김동일 기자
  • 승인 2017.05.21 13: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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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일보=김동일 기자] “1980년 오월 광주는 지금도 살아있는 현실입니다. 아직도 해결되지 않은 역사입니다.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는 이 비극의 역사를 딛고 섰습니다. 광주의 희생이 있었기에 우리의 민주주의는 버티고, 다시 일어설 수 있었습니다. 저는 이 자리에서 다짐합니다. 새 정부는 5·18민주화운동과 촛불혁명의 정신을 받들어 이 땅의 민주주의를 온전히 복원할 것입니다.”

지난 18일 광주 국립5·18 민주묘지에서 열린 제37주년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연설을 보는 내내 한 순간도 눈과 귀를 뗄 수 없었다.

마디마디에 진심이 깊게 배어 보는 사람의 가슴까지 사무치게 다가왔던 그의 말은, 5·18 유족은 물론 모든 국민들에게 지난 겨우내 이어진 촛불 혁명과 5·9 대통령선거에서 유권자들이 던진 한 표 한 표의 힘을 증명하기에 더할 나위 없었다.

문 대통령은 오월 광주를 왜곡하고 폄훼하려는 시도는 절대로 용납될 수 없다고 강조하면서 진상규명은 진보와 보수의 문제가 아닌 상식과 정의의 문제라고 역설했다.

그는 “이제 차별과 배제, 총칼의 상흔이 남긴 아픔을 딛고 광주가 먼저 정의로운 국민통합에 앞장서 달라”며 5·18 민주화운동의 정신이 광주를 넘어 대한민국 국민 모두의 상처와 갈등을 품을 수 있도록 광주시민에 당부했다.

문 대통령의 연설 마디마디에 담긴 의미는 69년째 아픔을 이어오고 있는 제주4·3과도 일맥상통한다. 70주년을 앞둔 제주4·3에 내제된 화해와 상생의 정신은 사회적 갈등과 분열을 치유하는 대한민국을 하나로 아우르는 가치가 될 것이다.

그리고 내년 4월 3일에 열리는 제70주년 4·3희생자추념식은 문 대통령이 이 같은 가치를 대한민국에 널리 천명하는 시간이 될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

내년 4월 3일에는 문 대통령이 어떤 메시지로 4·3희생자 유족의 응어리진 아픔을 치유하게 될까. 제주도민과 대한민국 국민들에게 어떤 감동을 안겨줄지 벌써부터 기대되는 것은 비단 기자 혼자만의 생각은 아닐 것이다.

김동일 기자  flash@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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