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일보] 5월 가정의 달, 청소년의 달이다. 이런 즈음에 놀라운 소식이 먼저 들린다. OECD(경제협력개발기구)에서 15세 학생 54만명을 설문조사한 ‘학생웰빙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학생들의 행복지수가 10점 만점 중 6.35점으로 조사한 회원국 72개국 중 71위를 차지했다는 결과가 나왔다.
우리나라 학생들의 주 학습시간이 일반 노동자들의 근로시간 40시간보다 많은 49.4시간으로 1위였기 때문이다. 수학과 읽기 면에서 단연 돋보이는 학업성적을 얻었지만 설문을 조사한 학생 중 75%가 학교 성적에 대해 걱정했고 22%는 삶의 만족도가 4점 이하로 매우 심각한 상태였다.
우리나라의 이러한 혹독한 교육환경은 단지 그 교육제도의 문제만으로 그치지 않는다. 실제로 초등학교 입학 후 심리치료기관이나 정신과 진료를 받는 학생들이 늘어나고 있고 중고등학교에 가서는 우울증세를 호소하는 학생들을 흔히 볼 수 있다. 청소년 흡연율과 자살증가율이 전세계 1위라는 점은 이러한 점에서 이해도 될 만하다.
우리사회는 아직도 학생일 때 남들보다 열심히 공부하고 노력해야만 성공할 수 있다고 가르치고 있다. 청소년기 누려야 할 친구들과의 우정, 놀이, 여가생활, 취미 등 다양한 삶에 대한 경험들을 대학생이 되면 다 할 수 있다고 미룬다.
‘맛있는 것도 먹어본 사람이 안다’는 말처럼 행복도 같다. 아동 청소년기에 행복한 삶을 살아야 성인이 된 이후에도 행복을 느낄 수 있다. 가정에서는 부모님이 자녀들의 선택을 중요시하고 다양한 경험들을 통해 스스로 깨닫고 느낄 수 있도록 하고 자신의 삶의 주체성을 찾고 행복을 찾아갈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한다. 지금처럼 학생을 학업 성적 중심으로 평가하는 제도는 점차 사라져야 한다. 가정의 달 5월, 사랑의 달 5월, 우리아이들이 떠들고 웃으며 가족과 함께 친구들과 함께 잠시라도 쉬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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