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 대선의 미래 '나라를 나라답게'
포스트 대선의 미래 '나라를 나라답게'
  • 김태형 기자
  • 승인 2017.05.17 1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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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9 장미대선’으로 치러진 제19대 대통령 선거가 대단원의 막을 내린지도 일주일쯤 지났습니다. 지난해 겨울 전국 광장에서 뜨겁게 타올랐던 수백만의 촛불 민심은 이번 대선에서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대통령으로 당선시키며 정권 교체를 통해 적폐 청산을 바라는 염원을 표출했습니다.

이 같은 대선 결과는 헌법에서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고 명시한 국민주권시대가 다시금 제자리를 찾고, 앞으로 더 나은 세상을 만들기 위한 새로운 출발점이기도 합니다.

결과론적이지만 상당부분 예견됐던 피날레이기도 합니다. 대통령 직선제를 이뤄낸 1987년 민주화 운동 이후 30년의 역사를 돌아보면 강산이 변한다는 10년이라는 세월마다 진보와 보수 진영을 넘나드는 수평적 정권 교체가 이뤄졌습니다.

이번 선거에서는 박근혜 전 대통령을 파면시킨 국정농단 사태가 힘들고 고단한 생활고 속에 지친 국민들에게 잊어왔던 민주주의 가치를 되새기게 만드는 촉매제로 작용하면서 10년이라는 전환점을 몇 개월 앞당겼을 뿐 ‘역사는 돌고 돈다’는 보편적 진리를 다시 한 번 입증된 셈이지요.

촛불에서 시작된 장미대선과 포스트 대선의 시대정신은 큰 틀에서 ‘새로운 대한민국’으로 귀결됩니다. 지난 겨우 내내 제주시청 앞과 서울 광화문 등 전국 광장에서 울려 펴졌던 “이게 나라냐”는 외침은 국민으로부터 위임받은 권력과 지위를 사유화하거나 자신의 이익 챙기기에 급급한 그릇된 특권에 대한 항거이자, 정의와 원칙이 바로 서는 ‘나라다운 나라’에 대한 뜨거운 국민적 열망이었기 때문입니다. 본지가 올해 대선 보도 어젠다를 ‘새로운 대한민국’으로 정해 유권자 중심의 보도에 중점을 둬온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새로운 대한민국에 대한 희망은 이제부터 시작입니다. 이번 선거 결과에서 알 수 있듯이 지난 수십 년간 국민들을 이분법적 대립과 분열로 몰아넣었던 이념 갈등은 상당부분 희석됐고 지역주의 벽도 일부 허물어졌습니다. 의미를 부여한다면 새로운 변화의 싹을 틔우는 출발점이기도 합니다.

물론 확연히 드러난 세대 간 인식 차 등 앞으로 극복해야 할 과제도 적지 않습니다. 하지만 촛불과 탄핵, 대선을 거치면서 성숙한 국민의식이 만들어낸 이념과 지역, 세대를 뛰어넘을 수 있다는 희망은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들 자양분이 될 것을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이제 ‘새로운 대한민국’을 위해 문재인 대통령과 정부, 그리고 국민 앞에 던져진 화두는 ‘나라는 나라답게’입니다. 이는 문 대통령이 지난 선거전에서 매번 강조하면서 내세웠던 슬로건으로, 위대하고 정의롭고 당당한 대한민국의 미래 지향점이기도 합니다.

물론 여소야대와 국론 분열, 안보·외교 위기 등 작금의 정국 구도와 주변 정세는 어느 것 하나 녹록치 않은 게 현실입니다. 하지만 문 대통령이 “새로운 대한민국, 새 시대의 첫차가 되고 싶다”며 “새 시대의 첫차가 운명적으로 감당해야 될 역할”이라고 언급했던 것처럼 지혜롭게 난관을 헤쳐 나가야 하는 ‘운명’도 받아들여야 할 숙명적 현실일지 모릅니다.

‘나라를 나라답게’ 만들기 위해서는 켜켜이 쌓인 적폐를 걷어내는 개혁 의지와 갈등·분열을 넘어 희망을 이끌어내는 통합의 리더십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문 대통령께서도 당선 인사를 통해 “저를 지지하지 않았던 분들도 섬기는 통합의 대통령, 국민 모두의 대통령이 되겠다”며 대통합 시대 개막을 선언했습니다. 기대감이 클 수밖에 없습니다.

대선을 끝으로 모든 게 제자리로 돌아가면서 어느덧 다시 평온한 일상입니다. 하지만 아직도 가슴 속에는 거대한 물결을 이루며 시대를 바꿔낸 작은 촛불의 희망들이 타오르고 있습니다. 이는 ‘나라를 나라답게’ 만드는 새로운 국민주권시대가 조금씩 현실화되기를 바라는 꺼지지 않는 불씨이기도 합니다. 지난 대선을 되돌아보는 어느 새벽, 그 촛불의 불씨가 반드시 세상을 밝혀주리라는 믿음을 품어봅니다.

김태형 기자  sumbadang@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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