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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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제주일보
  • 승인 2017.05.17 1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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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미선. 수필가

[제주일보] 요즘 사람들은 스마트폰에서 헤어나지 못한다. 손바닥 안에 쥔 스마트폰으로 횡단보도 위에서나 버스 안에서도 모든 검색을 하는 시대가 되었다. 책에서 찾아보던 앎이 현대 문명의 이기 속에서 어느 순간 순서가 뒤바뀐 듯하여 아쉽다. 전자도서관이 등장한 시대가 되었지만 인문학을 통하여 마음의 양식을 살찌우는 우리가 되었으면 한다.

인문고전 독서법인 이지성이 지은 ‘리딩으로 리드하라’라는 책을 읽으며 감명 받았다. 그는 젊은 작가로 1993년부터 글쓰기를 시작하여 이십여 권이 넘는 다작을 했다. 다작의 내용도 궁금하지만 판매수익금을 후진국의 어린이를 위해 많이 기부한 비결이 무엇인지 살펴보게 되었다.

그의 글 중에서 ‘인문고전을 읽는 것은 거인의 어깨 위에 올라가는 일입니다. 인문고전을 펼치세요. 거인의 어깨위에 올라가 진정으로 위대한 세계를 만나세요. 당신의 인생을 변화시키는 근본적인 힘은 인문고전 안에 있습니다. 당신의 독서를 응원 합니다’라는 말은 책속에 파묻고 싶은 욕망을 갖게 하였다.

세상에는 인문고전을 좔좔 외우면서도 너, 나, 우리는커녕 나도 나타나지 않는 단계에 머물러 있는 독서가들이 많다. 그저 저자의 이야기를 따라가기에 바쁜 결과이다. 그들은 가슴이 아닌 머리로 독서하는 사람이었다. 어떻게 하면 인간이 인간답게 살 수 있을지 주제를 놓고 묵상의 단계까지 이르렀다. 가슴으로 읽는 독서의 세계로 들어가면 지금보다 더 행복해질 것만 같다.

작가가 체험했던 독서법을 기초로 한 것을 보면 처음에는 1. 해설서를 멀리하라 2. 자신만의 체계를 세워라 3.필사하라 4. 일단 저질러라 5. 항상 인문 고전을 가지고 다녀라 6. 읽은 내용에 대해 다른 사람에게 설명하라고 쓰여 있다.

나는 작년 우연한 기회에 해외동포 책보내기 운동협의회를 알게 되었다. 강남구에서 시행하는 사업으로 무료로 책을 보내주고 독후감대회를 열어주는 행사를 본 일이 있다. 해외에서는 이민을 간 독지가가 한글을 잃어버릴까봐 애써 일군 전 재산을 모국어로 된 책을 구입하여 기증한 일이 소개되었다. 워낙 책값이 비싸기에 규모를 다 갖출 수가 없었는데 이 단체에서 보내준 책이 큰 도움을 받았다 한다. 웬만해선 꿈 꿀 수 없는 일이었다.

그 단체를 통하여 우도에 몇 천 권을 기증받아서 독후감대회도 열었다. 십여 명에게 시상을 했더니 동기부여가 되고 책을 가까이 하면서 문학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이젠 동네마다 작은 도서관이 있고 읽을거리가 많다. 세대차이가 많이 난다고 하지만 변하지 않는 것이 있다. 책읽기이다.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가장 빠른 때이지 않을까.

책을 읽는다는 것은 저자의 마음을 이해하고 정신과 하나가 된다. 열정과 사랑을 기본으로 한 마음이 있는 한 밝은 미래가 펼쳐질 것이다.

독후감 시상할 때에 유난히 찰랑거리던 단발머리에 빛나는 까만 눈동자로 눈인사 하던 그 소녀가 보고 싶다.

뉴제주일보  cjnews@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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