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비정규직 전국 1위’ 오명 털어내야
제주 ‘비정규직 전국 1위’ 오명 털어내야
  • 뉴제주일보
  • 승인 2017.05.16 1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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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일보] 비정규직 교육공무직노동자로 구성된 전국 교육공무직본부 제주지부가 그제 성명을 내고 인천공항 비정규직 노동자의 정규직 전환과 관련, 제주도교육청을 상대로 학교비정규직 차별을 없애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 단체는 성명을 통해 “학교비정규직이 무기 계약직으로 전환됐어도 ‘무기한 차별 직군’으로 남아 있는 현실이 외면당하고 있다”며 “공무원과 동일한 근무시간 적용, 기본급 소급적용, 급식보조원 월급제 등 세 가지 차별부터 해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제주에서 비정규직으로 서러움을 겪고 있는 사람들은 비단 이들만이 아니다. 지난달 제주도가 파악한 결과 도내 비정규직 비율은 42.5%로 전국에서 가장 높은 수준이다. 나아가 5인 이상 사업장 근로자 실질임금 또한 전국 최하위 수준에 머물고 있다. 제주지역 임금 근로자 10명 중 4명이 비정규직으로, 이들 상당수는 박봉에 시달리고 있다. 제주도는 비정규직 근로자 권익 향상과 문제 해결을 위해 비정규직 근로자지원센터 운영에 착수했다. 문재인 대통령의 ‘공공부문 비정규직 제로’ 공약으로 촉발된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문제가 전국적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인천공항공사가 연내에 비정규직 1만 명을 정규직으로 전환하겠다고 밝히면서 관심은 더욱 커지고 있다.

사실 동일한 직장에 다니면서 비정규직이라는 이유로 차별받고 각종 기회에서 소외되는 것은 분명 문제다. 똑 같은 일을 하면서 차별받는 것은 불평등의 상징이다. 결국 이 같은 차별은 빈부격차를 심화시키고 교육 불평등으로까지 이어진다. 비정규직 차별을 해소하는 것은 이제 시대적 과제다. 전국에서 비정규직 비율이 가장 높은 곳이 제주다. 그 원인은 제주관광산업의 구조적 문제에서 나온다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제주 관광산업은 지역경제를 견인하는 중추 산업으로, 사실상 제주경제의 맏형이다. 관관산업은 그 속성상 비정규직 비율이 일반 업종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 통설이다. 그렇지만 그 속을 들어가 보면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이 많다. 정규직으로 고용해도 될 인력을 외부 용역 등의 방법으로 대거 고용한다는 점이다.

지방정부인 제주도는 기회 있을 때 마다 제주관광산업의 질적 성장을 강조하고 있다. 관광업계 역시 같은 목소리다. 관광산업의 질적 성장은 여러 측면으로 볼 수 있지만, 내부 종사자들에 대한 처우개선은 그 어떤 가치보다 앞서야 한다. 기업주의 이윤 독식을 줄이고 대신 구성원에게 조금씩 더 나눠줘야 한다. 한명의 비정규직이라도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노력을 병행해야 한다. 제주가 비정규직 1위라는 오명에서 벗어나려면 우선 관광업계가 바뀌어야 한다. 호황인 지금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어야 한다. 관광산업이 제주경제의 맏형 역할을 제대로 할 때 비정규직 문제도 돌파구가 보인다.

뉴제주일보  cjnews@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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