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감싼 미세먼지, 발원지라도 찾아야
제주 감싼 미세먼지, 발원지라도 찾아야
  • 뉴제주일보
  • 승인 2017.05.08 1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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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일보] 청정제주로 상징되면서 공기 좋은 곳이라는 부러움을 한 몸에 샀던 제주가 지금은 잇단 미세먼지의 공습으로 곳곳에서 파열음이 일고 있다. 제주도는 지난 7일 오후 제주권역에 미세먼지 주의보를 발령했다. 이날 오후 제주지역 미세먼지 시간당 평균 농도는 178㎍/㎥를 기록했다. 제주시 연동과 이도2동은 212㎍/㎥와 184㎍/㎥를 각각 기록했다. 이제 농도가 짙은 미세먼지가 제주를 뒤덮는 게 다반사가 됐다. 특히 제주라는 동일한 섬 지역 내에서도 지역별로 미세먼지 농도가 큰 차이를 보여 도민들의 불안감을 더 키우고 있다. 지난달 11일 제주지역 평균 미세먼지 농도는 38㎍/㎥지만 오후 11시 제주시 이도동의 미세먼지농도는 124㎍/㎥를 기록했다. 같은 달 18일 평균 미세먼지 농도는 85㎍/㎥지만 제주시 이도동의 낮 12시 미세먼지 농도는 230㎍/㎥을 기록했다.

최근 잇단 미세먼지 주의보 발령은 수십 년간 이 땅에서 생활해 온 제주사람들에겐 낯설고 충격적인 ‘사건’이다. 불과 몇 년 전 까지만 해도 봄이면 초·중·고교를 중심으로 야외행사가 ‘일상’이었지만, 지금은 야외 행사를 앞두곤 하늘 보기에 급급해 한다. 제주사회가 매일같이 하늘을 보면서 먼지를 살피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건강상태가 좋지 않은 노약자나 한창 야외에서 뛰놀 어린 자녀를 둔 부모의 마음은 늘 불안하다.

미세먼지의 원인에 대해 일반인들 사이에서는 ‘중국발’이라는 의견이 대다수지만, 이를 입증할 증거는 없다. 섬인 제주의 입장에선 발원지가 중국이라고 믿을 사람이 많을 수밖에 없다. 그렇지만 급속하게 도시화 되고 있는 지금의 제주 실정은 미세먼지 발생의 모든 책임을 중국으로만 몰아가기가 쉽지 않다. 지금 제주는 급속한 개방의 여파로 하루가 다르게 녹색지대가 파헤쳐 지고 있다. 뿐만 아니라 하루 100대에 가까운 차량이 증가하고 있다. 녹색지대의 파괴는 결국 자연의 자정능력을 떨어뜨리는 동시에 또 다른 미세먼지의 발생 원인이 된다.

이처럼 미세먼지가 도민들의 행복한 삶을 위협하고 있지만, 이에 대한 정부 또는 지방정부의 대응은 말 그대로 ‘걸음마 단계’다. 쉽게 말해 야외에 나갈 땐 마스크를 꼭 쓰고, 되도록 실내에서 활동하라는 게 대책의 중심이다. 지방정부인 제주도에 미세먼지 대책을 내놔라고 하는 것은 어떻게 보면 무리한 요구가 될 수 있다. 그렇다고 지방정부조차 손 놓고 있어선 안 된다. 미세먼지 측정 장소를 더 늘리고 관련기관과 공조체계를 더욱 긴밀히 해 미세먼지 발생을 예측할 수 있는 시스템 정도는 갖춰야 한다. 이어 이 같은 정보를 도민들에게 실시간 전파해 도민들의 불안과 고통을 줄여 나가야 한다. 나아가 제주를 뒤덮는 지금의 이 미세먼지 발생의 원인은 찾아내야 한다. 그런 다음 그에 상응하는 대책을 세우는 게 순서다.

뉴제주일보  webmaster@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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