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특집>정치 지형도 바꿀 총선 이벤트 눈앞…혼돈 속 여야 ‘총력’
<신년특집>정치 지형도 바꿀 총선 이벤트 눈앞…혼돈 속 여야 ‘총력’
  • 변경혜 기자
  • 승인 2015.12.31 1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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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새해는 향후 우리나라 정치 지형도를 바꿔놓을 수 있을 만한 파괴력 있는 정치 이벤트가 있는 해다.

내년 대선을 앞둔 전초적 성격인 4·13총선이 치러지고 그 결과가 정치권력의 주도세력과 정치권력의 형태(개헌)까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집권 여당인 새누리당은 현재의 권력과 미래의 권력 사이에서 공천경쟁이 격화되고, 거대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이미 혁신을 가장한 공천권을 놓고 분열을 시작했다. 우선 총선을 앞두고 친박대 비박, 문재인대 안철수라는 여야의 내부 대결 프레임이 1차 전쟁이 진행 중이고, 그 결과에 따라 4·13총선은 다자구도로 치러질 공산이 크다.

새누리당으로선 공천 관리가 관건이다. 분열된 야당과 1대 2의 대결이라면 거대 집권 여당의 탄생이 눈에 잡히기 때문이다. 독자적인 개헌선인 200석을 확보하는 것도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반면 야당으로선 더불어민주당과 안철수 신당, 호남의 여러 정치세력이 쪼개진 상황에서 총선을 치른다면 역사상 최대의 궤멸이 예상된다. 이에 따라 뻔히 보이는 이 같은 상황을 해소하기 위한 야당의 이합집산, 제휴와 협력, 연대 등 여러 가지 방법이 모색될 것으로 보인다.

4년차에 접어든 박근혜 정부로서는 이번 총선이 안정적인 국정관리를 위해서도 친박세력의 여의도 정치 주도가 절박한 상황이고, 야당으로선 개헌저지선을 구축하기 위한 총력전이 어떤 방식으로 전개될지 주목된다.

▲새누리당=새누리당의 친박-비박 간 공천갈등이 점차 균열을 불러오고 있다. 공천 룰에 따라 친박과 비박 간 공천주도권을 누가 차지하느냐에 따라 여의도 생사 여부까지 결정, 새해 벽두부터 공천싸움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새누리당 최고위원회는 지난달 28일 공천제도특별위원회에서 단수추천-우선추천을 사실상 허용했다. 전략공천과 현역의원 물갈이(컷오프) 가능성은 그만큼 높아졌다.

단수추천을 끝까지 반대했던 김무성 대표가 공천 주도권 싸움 1라운드에서 진 것이고 친박계가 승기를 잡은 셈이다. 이에따라 단수추천과 우선추천, 컷오프를 주장해온 친박은 여세를 몰아 전략공천카드를 최대한 활용하며 비박계 압박수순을 밟아 나갈 전망이다.

친박계 핵심인 김재원 의원은 “월등한 경쟁력을 갖춘 사람을 공천하는 것이 단수추천제”라며 “그렇게 되면 오세훈 전 시장과 같은 분들의 전략적 출마라든지 우리 당의 힘든 지역에 출마하는 것을 당에서 자유롭게 판단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고 본다”고 전략공천이 확정됐음을 알렸다.

친박계가 가장 관심을 보이는 곳은 서울의 강남과 대구지역. 이 중 대구지역은 새누리당 12석 중 초선의원은 7명으로 이 가운데 ‘유승민계’로 분류되는 4석이 물갈이 대상으로 꼽힌다.

반면 ‘김무성계’인 비박 김용태 의원은 “전국 차원에서 무조건 현역 20~30%를 날리겠다는 방식이라면 18, 19대에 이어 또 정치적 반대자에 대한 공천학살이 재현될 가능성이 매우 크다”며 “지난 18, 19대 공천에서처럼 반대자에 대한 공천학살이 이뤄지지 않는 범위 내에서 일부 컷오프를 도입해야 한다. 만약 그렇지 않으면 엄청난 소용돌이에 휘말릴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처럼 공천권을 놓고 친박-비박 간 갈등이 표면화되면서 향후 공천불복과 탈당으로 이어져 선거구도에도 변화를 끼칠 것이란 가능성이 예상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가 지난달 14~18일 전국 성인 유권자 2843명을 상대로 여론조사를 했다. 안철수 신당은 호남에서 지지율이 30.7%로 1위에 올랐다. 다른 여론조사도 결과는 크게 다르지 않았다.

탈당과 갈등이 이어지고 있는 더불어민주당(옛 새정치민주연합)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광주의 딸’임을 자임해온 권은희 의원은 천정배 전 의원의 국민회의로 떠났고, 박지원 의원은 “탈당 결심을 굳혀가고 있다”며 박주선 의원·박준영 전남지사·김민석 전 의원·천정배 의원과 만나 대화를 나눴고 이들과 어떤 경우에도 통합을 해야 된다는 공감대를 형성했다고 문재인 대표를 압박했다.

안철수 신당이 호남에 지지기반을 둔 새로운 야당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는 의미다. 더욱이 수도권까지 흔들거리면서 더불어민주당의 지지도는 더 추락할 수 있다는 관측들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20대 총선에서 ‘1여다야(一與多野)’ 구도로는 ‘완패’한다는 현실적인 측면과 ‘총선 패배는 곧 대선 패배’라는 인식은 야권 전체의 공통점이다. 이에따라 야권발 정계개편 시나리오가 조금씩 고개를 들고 있다.

가장 주목을 받는 것은 선거연대다. 새누리당 후보와 1대 1 구도를 만든다는 설정이다. 안철수 신당부터 정의당까지 범야권세력들을 아우르는 방법이다. 여소야대(與小野大)도 가능하다는 관측이다. 야권이 분열할 경우 ‘모두 죽는다’는 위기 의식의 발로로 보인다.

최근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표창원 범죄과학연구소장 영입과 함께 대대적인 인재 영입을 하며 중도파 외연 확장에 나서고 있지만, 야권에서는 어떤 방법을 쓰더라도 안철수 신당과의 연대없이 총선을 치룰 수는 없다는 분석들이 팽배하다.

▲안철수 신당=안철수 현상의 지속성 여부가 관심사항이다. 새정치를 표방하며 민주당과 합당했으나 결국 당 혁신을 둘러싼 갈등과 대립의 지리한 싸움을 벌이다 결국 이삿짐을 쌌기 때문이다. 특히 안철수 신당은 여야의 보수 진보, 영남과 호남이라는 진영 논리와 적대적 공생관계를 형성해온 우리 정치지형에 넌덜이가 난 민심을 내년 총선에서 흡수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여론조사 결과 안철수 신당이 새누리당의 일부와 무당층을 흡수하고, 호남에서 민심을 확보하면서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으나 현행 승자독식 선거제도 아래에서 생존을 장담할 수 없는 처지다. 따라서 야권의 선거연대와 제휴가 필연적 과제이다. 더불어민주당이나 호남의 천정배, 박주선, 김민석 등 과거 민주당세력 역시 전략적인 연대가 다급한 상황이다.

최소한 반(反)문재인을 고리로 친노패권주의와 차별적인 연대를 모색하는 것이 공통분모이다. 여기에 더해 정의당과 진보세력과 결합해 외연을 넓힌 후 더불어민주당과 선거연대를 구상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이번 총선이 안철수 신당이 3김 세력 이후 아무도 이뤄내지 못한 제3세력으로 독자성을 유지할 수 있을 지 판가름하는 시험대인 셈이다.서울=변경혜 기자 bkh@jejuilbo.net

◼ 20대 총선 빅매치 지역은?

▶우선 여당의 텃밭인 대구 수성 갑 선거구의 김문수-김부겸 여야 잠룡 간 싸움에서 승자는 유력 대선후보로 올라설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서울 노원 병의 ‘안철수-이준석-노회찬’ 3강 구도 역시 이목이 쏠리는 선거구다.

▶대구 동구 을 유승민-이재만 대결 구도는 친박과 비박의 운명을 건 한판 승부여서 여권발 정계 개편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야당의 정치적 기반인 호남의 전남 순천‧곡성 선거구에서 새누리당 이정현 의원이 살아 돌아 올지도 주목받을 수밖에 없다.

▶종로의 정세균과 오세훈 대결, 고양 덕양 갑의 심상정 의원의 재선 여부, 서초 갑 이혜훈-조윤선의 새누리당 내 대결도 관심거리다.

변경혜 기자  bkh@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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