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똑바로 철들어!(Behave!)”
“똑바로 철들어!(Behave!)”
  • 뉴제주일보
  • 승인 2017.05.03 1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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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상호. 시인 / 전 중등교장 / 칼럼니스트

[제주일보] “똑바로 철들어!(Behave!)”

트럼프가 터뜨렸다. 대포 쏘듯이 터뜨렸다. 미국 어느 여기자가 행사 끝난 미국대통령에게 낚아채듯 다급히 물었다. ‘지금 북한 김정은에게 하고 싶은 말 한마디 있다면, 무슨 말을 하고 싶습니까?’ 트럼프의 대답이었다. 기자의 카메라렌즈 속에 마치 김정은이 앉아있기라도 한 듯이, 온갖 험악한 표정을 지으며 딱 한 단어를 쏘아댔다. ‘똑바로 철들어!(Behave!)’(4월 10일 TV 뉴스).

이 어휘는 어떤 때에 쓰이는가? 언어적 상황(Usage)을 살펴보자. 필자가 고교학생시절(1967년), 영어선생님께서 예를 들며 설명하셨다. 아빠의 손님이 오셨고, 변변치 않으나 아내가 과일을 깎아 접시에 내어 놓았다. 옆에 있던 네댓 살 아이가 먼저 덥석 과일조각으로 손이 간다. 이런 경우 여러분은 그 아이에게 어떤 영어표현으로 가르침을 주겠습니까? ‘주위를 살필 줄 알아야 한다!(Behave!)’

사전적 풀이들이다. ‘주위의 상황을 파악하여 알다 / 나이에 맞게 행동하다 / 상황에 맞게 처신하다 / 젊잖게 굴다 / (특정한 방식으로)처신(행동)하다 / 예의바르게 행동하다.’ 언어적 상황 한 가지 더. 혼기(婚期)가 꽉 차 가는 딸이 저녁모임에 다녀오겠다고 엄마에게 말씀했다. ‘눈살 찌푸려지지 않게 다녀라 / 늦지 않은 시간에 와라.(Be back at decent time)’ 엄마는 미리 다독였다. “엄마, 걱정 마세요. 이제 저도 상황에 맞게 제 자신을 갖출 수 있어요(I can behave myself).” 딸의 이 대답에 이제 다 컸구나 하고 엄마는 안심이 되었다.

어원적 풀이를 해 보자. ‘이다 / 있다(be)’ + ‘가지다(have)’로써 구성된 어휘(behave)이다. 내가 누구인가(be/Who am I)? 남자인가 여자인가, 선생인가 학생인가, 나이는 몇인가 등 자신을 살펴볼 줄 알아야 할 것이다. 또한 내가 어디에 있는가(be/Where am I)? 남자(여자)로서 디디며 걷는 곳이 어딘가, 선생(학생)으로서의 일을 하고 있는가, 나이에 맞는 무게의 일들을 맡고 있는가. 내가 지니고(have) 있는 것은 무엇인가(What do I have)? 소위 ‘흙수저’라고 내 자신을 비하(卑下)만 하고 있지는 않는가? 핵이 장착된 ICBM(대륙간 탄도 미사일)을 금수저무기로 휘두르고 있지는 않은가? ‘부모의 재산도 나의 능력’이라는 구제 못할 철부지는 아닌지?

중남미의 어느 나라 이야기. 남북아메리카 대륙으로 몰래 퍼져 가는 마약은 거의 전부가 이곳에서 생산된다고 한다. 그 제조·밀매 처단을 정부에서 발표한다. 그로 말미암아 그 정부각료(혹은 그 가족)가 어느 날 피살되기도 한다. 마치 등 뒤에 무기를 숨겨 쥔 자세로 ‘찌르라고 해봐. 못 찌를 것 같아?’ 협박하는 꼴이다. 그 나라 정부는 회유(懷柔)를 쓴다. 얼마간 먹을 만큼 눈감아 준다. 당장은 눙치고 달래며 넘어가는 것이다. 배부르면 조용하다. 배가 고파지면 그들은 다시 마약장사를 무기로 들먹인다.

반복적(Re / 再)으로 민중(public)을 위하여 정권이 교체되어야 공화국(Republic)이다.

북한도 국호로는 공화국이라고 되어 있으나 세습되고 있으니 공화국정부가 아니다. 정체(政體 regime)이다. 온 세상은 ‘칼을 녹여 보습을 만들고, 창을 녹여 낫을 만들기를(聖書;이사야서)’ 바라고 있다. 이젠, 눙치며 퍼주는 일도 없다.

한 녀석의 철부지 우매(愚昧)로 한반도가 자칫 박살날 것이다.

“이놈아! 똑바로 철들어!(Behave!)”

뉴제주일보  cjnews@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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