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원 20주년 제주연구원에 거는 기대
개원 20주년 제주연구원에 거는 기대
  • 뉴제주일보
  • 승인 2017.05.02 1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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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일보] 제주연구원이 어제 개원 20주년을 맞았다. 제주연구원은 이날 그동안 써온 제주발전연구원이라는 명칭을 제주연구원으로 변경했다. 제주연구원은 명칭 변경을 계기로 제주의 미래를 선도하는 연구기관으로 새로운 도약을 선언했다. 제주연구원이 명칭변경을 통해 ‘발전’을 떼어 낸 것은 적절한 결정으로 평가된다. 제주연구원의 말처럼 ‘발전’이라는 프레임을 벗어나 미래지향적 혁신과 변화를 추구하고, 융합적 연구를 포용하는 연구기관으로 거듭나기 위한 변화의 노력으로 판단된다. 전국 지방자치단체 소속 연구원의 경우 현재 서울연구원을 비롯한 9개 연구원이 이처럼 연구원 명칭에서 ‘발전’ 또는 ‘개발’이라는 단어를 삭제했다.

1997년 5월 개원한 제주연구원은 제주도의 유일한 법정 연구기관으로 제주국제자유도시 추진방향과 전략 설정, 제주특별자치도 완성을 위한 정책수립, 제주 미래비전 제시 등 제주발전에 굵직굵직 한 이정표를 남겼다. 출범 당시 6명이었던 연구원 수는 지금 26명으로 늘었다. 제주연구원은 이 같은 성장에도 불구하고 한계를 지니고 있다. 우선 지방정부인 제주도의 간섭과 관여다. 이는 연구원의 기대와 달리 ‘어용연구기관’으로 비춰지곤 했다. 이 때문에 제주연구원은 ‘제대로 된 소리’를 내지 못한다는 비난을 감수해야만 했다. 물론 제주연구원은 제주도의 싱크탱크로 제주도와 불가분의 관계를 가질 수밖에 없지만, 제주연구원은 그래도 전문성과 독립성이 요구되는 연구목적의 조직이라는 점은 부인할 수 없다.

제주연구원은 그동안의 축적된 경험을 바탕으로 이제는 한 차원 높은 제주의 싱크탱크로 자리매김해야 한다. 눈앞에 나타나는 가시적 성과에 집착하기보다 미래 제주가 지향하고 실천해야 할 생산적이고, 제주정체성에 부합하는 연구물을 끊임없이 찾아내야 한다. 나아가 그 결과들을 정책에 반영시켜 제주도민들의 일상에 스며들도록 해야 한다. 과거처럼 ‘개발’을 정당화시키기 위한 ‘행정 뒷받침 연구’가 아니라 제주 사회 구성원 개개의 삶의 질 향상과 나아가 제주사회 공동의 발전을 모색하는 연구가 쉼 없이 이뤄지고 생산되는 연구의 산실이 돼야 한다.

아울러 이번 기회에 지방정부인 제주도는 제주연구원이 구성원들의 자발적 노력을 통한 창의적인 연구와 정책개발에 전념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 나아가 개입도 최소화해야 한다. 지원은 하되 간섭은 최소화함으로써 제주연구원이 ‘사심 없는 연구결과물’을 내놓도록 해야 한다. 당장 눈에 보이는 칭찬은 듣기 좋고 보기 좋지만, 먼 장래를 볼 때 결코 바람직한 것만은 아니다. 강기춘 원장이 개원 20주년을 맞아 대내외에 밝힌 다짐이 아니더라도 제주연구원을 말 그대로 ‘제주의 미래를 선도하는 연구기관’으로 거듭 나야 한다. 이에는 제주연구원 구성원 스스로의 과거에 대한 각성과 미래에의 다짐이 따라야 한다.

뉴제주일보  cjnews@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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