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정과 첨단이 공존하는 제주 의료관광 4.0
청정과 첨단이 공존하는 제주 의료관광 4.0
  • 제주일보
  • 승인 2017.04.30 1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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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화경. 제주국제대학교 호텔관광학과 교수

[제주일보] 4월 28일 보건복지부 발표 자료에 의하면 2016년 한국을 다녀간 외국인환자는 36만4000명, 진료수입은 8606억원으로 2015년 대비 각각 23%, 29% 증가했다.

2009년 의료관광을 시작한 후발주자로서 미국, 싱가포르, 태국, 말레이시아, 헝가리 등에는 아직 못 미친다. 다만 유치국가와 진료과목들이 다양해지고 병·의원급으로의 확대, 비수도권 지역의 유치 활성화는 긍정적인 지표이다.

제주를 찾은 외국인환자도 2015년 4552명 대비 46% 증가했다. 의료서비스 질의 개선, 지원센터 개설, 부가가치세 환급과 유치지원 법률 제정 등 제주 의료산업 인프라의 전반적인 향상에 기인한다.

하지만 비의료 목적으로 방한한 외국인이 의료서비스를 받는 비율이 2015년 기준 29.5%나 되고 2016년 제주를 찾은 외국인 관광객이 360만명임을 감안하면 8400명 남짓 되는 방문숫자는 전체 외국인환자의 2.3%로 서울(59.5%), 경기(15.1%), 대구(5.8%)와 차이를 보인다.

관광산업과 의료산업 경쟁력의 불균형, 공공성과 개방성 이슈, 특정 진료과목 편중, 높은 외래환자 비율 등 도내에서는 다양한 논쟁들이 진행 중에 있다. 이제 의료관광 초기의 경험을 바탕으로 청정과 첨단이 공존하는 ‘지속가능 제주형’ 의료관광산업에 대한 통합논의를 추가할 필요가 있다.

글로벌 의료관광 시장의 변화와 성장은 놀랍다. 치료에서 치유와 예방으로 바뀌고 있다. 생명연장과 건강노년, 웰니스를 추구하는 욕구가 ICT 융·복합기술, 합리적인 항공비용과 만나면서 2012년 100억달러 수준에서 2019년 약 320억달러로 연평균 17.9% 성장률이 예상된다(Transparency Market Research 2013).

국가 간 경쟁도 치열하다. 최근 암 치료 목적으로 IBM의 인공지능(AI) ‘왓슨’과 인공관절수술 전용 로봇 ‘마코플라스티(MAKOplasty)’를 도입한 태국의 범룽랏국제병원(BIH)은 우수 의료진과 저렴한 진료비, 통역요원을 내세워 한 해에만 70만명(연인원)의 외국인환자를 끌어 모으고 있다.

독일의 치유마을 ‘바트 뵈리스호펜’은 마시고 걷고 명상하려는 방문자가 하루 4000명에 이르고, 강화도 절반만한 헝가리 국경의 작은 도시 쇼프론에는 200개의 치과와 상주하는 의사만 300명으로 인근 온천을 활용한 체류관광의 명소가 된지 오래다.

의료관광은 ‘웰니스관광(Wellness Tourism)’으로 진화되어 2013년 시장규모만 4400억 달러로(Wellness Tourism 2020 Report) 의료관광의 15배 수준이다. 지난 해말 글로벌 웰니스 써밋은 2017년 웰니스의 8대 트렌드로 사우나(스파), 웰빙 건물, 침묵, 아트체험, 건강미, 정신건강, 암치료, 럭셔리 웰빙 주거단지를 언급하였고, 글로벌 강자들은 정부를 앞세워 5000억달러 시장을 놓고 사활 건 싸움을 하고 있다.

한국의료관광은 동남아 국가들의 저가 치료와 선진국의 검증된 치유 프로그램 사이에서 자칫하면 ‘넛 크래커’ 신세를 걱정해야 할지도 모른다.

관광산업 경쟁력 1위 제주의 역할이 중요하다.

도정이 중심이 되어 의료관광에서 웰니스관광으로 외연을 확대해야 한다. 메디컬 클러스터 정착, 체류형 비즈니스 모델개발 등 의료관광산업의 기반을 다지고 양한방통합치료 등 ‘제주다운’ 웰니스 프로그램 개발이 필요하다.

더불어 4차 산업혁명 핵심기술인 ICBM(IoT, Cloud, Big Data, Mobile)을 통해 고객을 플랫폼에 고착시키는 혁신적인 헬스케어 제품·서비스를 창출해야 한다. 미래 삶의 기준은 건강이다. 건강연장과 생명연장 섬인 제주가 글로벌 웰니스관광의 허브인 이유이다.

제주일보 기자  isuna@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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