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향살이' 없는 제주공동체가 되려면
'타향살이' 없는 제주공동체가 되려면
  • 뉴제주일보
  • 승인 2017.04.20 1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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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일보] 우리나라 사람 가운데 자기가 태어난 고향에 사는 사람은 전체 인구 중 40.7%뿐이었다.

10명 중 6명이 이른바 ‘타향살이’를 한다는 얘기다. 그런데 제주도민은 출생지에서 거주하는 주민 비율이 68.9%로 전국에서 가장 많아 ‘타향살이’ 비중이 가장 낮다.

그제 통계청이 발표한 ‘2015년 인구주택총조사 표본집계’ 결과다. 이 집계에 따르면 출생지 고향에 거주하는 제주도민은 2000년 31만2000명에서 2010년 38만2000명으로 불어났고, 2015년에 처음으로 40만명을 넘어섰다는 것이다. 전체 도민 58만9000명 중 68.9%인 40만6000명이 고향에 거주하고 있다. 다른 지방으로 떠난 도민은 10명 중 3명뿐으로 그만큼 도민들이 고향을 떠나지 않고 있다는 의미다.

제주사람들이 고향을 떠나지 않는 것은 섬이라는 지리적 특성 이외에도 경제·교육·문화 부문 등 사회적 정주환경이 다른 지방보다 낫다고 생각하는 때문일 것이다.

고향을 떠나면 고생이라고 한다. 오죽하면 제 살던 곳을 버리고 떠나는가. 떠나는 이유는 보다 나은 생활환경을 찾아서다. “타향살이 몇해던가 손꼽아 헤어보니 고향떠나 십여년에 청춘만 늙고…” 고복수의 노래 ‘타향살이’는 우리나라 사람들이 고향을 떠나 사는 가슴 아픈 심정을 담고 있다.

최근 몇 년간 전국적으로 ‘제주살이’ 열풍이 불고 인구유입이 증가하는 것은 고무적인 현상이다. 인구 증가는 바로 지역성장의 바탕이 되는 때문이다.

하지만 한국은행 제주본부 등의 보고서를 보면 제주 인구유입은 올해로 정점(頂点)을 찍고 이후 증가세가 점차 감소할 것이라는 예상을 내놓고 있다. 물론 국제학교 학생 수의 증가와 혁신도시 활성화·해군기지 정착에 따라 인구유입은 계속될 전망이지만, 점차 주민의 정주여건이 나빠지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첫째로, 타 지역과 비교할 때 소득비율이 떨어지고 전국 1위를 기록하고 있는 가구당 자동차 등록대수에 따라 환경 쾌적도가 하락하고 있다는 것이다. 두 번째는 최근 5년 사이 늘어난 숙박시설과 커피숍 등 관광관련 서비스업이 포화 상태에 이르러 더이상 이 분야의 새로운 창업과 일자리 창출이 어렵다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 제주도 당국은 본격적으로 주민의 정주여건을 개선해나갈 필요가 있다. 우선 지금의 인구유입이 제주경제의 양적·질적으로 이어지도록 투기수요를 억제하고 실수요자에게 필요한 주택을 적기에 공급해야 할 것이다. 또한 심각해지고 있는 교통난과 악화되는 환경난을 개선해나가야 한다.

이밖에도 이주민과 기존주민의 융합을 지원해 이주민에게 ‘타향살이’를 없게 하고, 토착 산업과 이전 산업의 연계·공존하도록 정책의 수립과 집행에 다양한 계층의 참여를 유도해야 할 것이다.

제주는 ‘타향살이’가 없는 공동체여야 한다.

뉴제주일보  cjnews@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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