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내 해안도로, 몇 년 새 상권벨트 형성 ‘상전벽해’
도내 해안도로, 몇 년 새 상권벨트 형성 ‘상전벽해’
  • 박미예 기자
  • 승인 2015.12.30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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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 하늘과 맞닿은 탁 트인 바다. 현무암에 부딪쳐 흰 거품을 내며 부서지는 파도. 소금기를 머금은 묵직한 바닷바람.

제주 바다가 품은 아름다움은 내·외국인 관광객의 발길을 제주로 향하게 하는 큰 요소다. 해안도로는 주말, 휴일이 되면 바다 경관을 감상하며 커피 한 잔의 여유를 즐기려는 관광객, 도민 등으로 북새통을 이룬다.

제주 곳곳이 인구유입, 생활상 변화 등에 따라 급변하고 있는 가운데서도 해안도로는 괄목할 만하다.

최근 몇 년 사이 도내 해안도로 명소에는 카페를 중심으로 각종 음식점, 편의점, 펜션 등이 즐비하게 들어섰다.

현재 도내에서 운영 중인 커피 판매점은 제주시 598개소, 서귀포시 214개소 등 대략 812개소로, 올해만 해도 209개소(12월 22일 기준)가 새로 문을 열었다. 이중 적지 않은 카페가 해안도로 주변에 터를 잡았다.

실제로 지난 29일 용담 해안도로를 방문한 결과 해안가를 따라 길게 늘어선 카페, 음식점 등은 하나의 거대한 ‘상권 벨트’를 형성하고 있었다.

관광객 한연옥씨(52·여·경남 김해시)는 “운치 있는 제주바다도 감상하고 커피도 마실 겸 해안도로에 왔다”며 “오늘 오전에도 해안도로에서 밥을 먹고 주변 카페에 들어가 커피를 마셨는데 맛도 괜찮고 편리해 오후에 또 왔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면에는 이를 즐기기 위해 해안도로를 방문한 관광객, 도민 등의 불법 주정차 및 경관 훼손 문제가 뒤따르고 있다.

사람이 몰리는 대형 체인점 카페나 이름난 카페의 경우 차들이 넘쳐 주차 공간을 찾지 못한 차들은 주변 자전거 도로, 갓길 등에 불법 주차를 하고 있었다.

관광객들의 입소문을 타 관광명소로 성장한 제주시 월정리 해변 카페거리의 경우에도 자전거 도로, 도보 등에 불법 주정차를 하는 수많은 차량들로 주민 민원과 안전사고 우려가 제기된 바 있다. 이에 따라 제주시는 지난해 해당 자전거 도로에 자동차 진입을 막는 말뚝(스테인리스 볼라드)을 설치해 안전을 확보했지만, 볼라드가 해안도로를 따라 촘촘하게 늘어서게 돼 자연 경관을 해쳤다는 비판을 받았다.

아울러 해안도로에 지역 특성을 고려한 건물이 아닌 신축 콘크리트 건물이 다수 들어섬에 따라 제주 고유의 색 또한 흐려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박미예 기자  my@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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