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정기 주택시장’ 수요·공급자 모두 신중해야
조정기 주택시장’ 수요·공급자 모두 신중해야
  • 뉴제주일보
  • 승인 2017.04.19 1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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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일보] 제주지역 주택시장이 조정기를 맞는 모습이다. 아직 속단하기 이르지만 이를 뒷받침하는 수치들이 잇따라 제시되고 있다. 이에 따라 새로 주택을 구입하는 수요자들의 신중한 판단과 선택이 요구된다. 국토교통부가 올 들어 3개월간 제주지역 주택매매거래량을 파악한 결과 2933건의 거래실적이 집계됐다. 이 같은 물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7.8% 감소한 것이다. 이 기간 전국 평균 감소폭이 0.1%였던 점을 감안한다면 제주지역 감소폭은 예사롭지 않다. 전국에서 가장 높은 감소폭을 기록했다.

반면 제주지역 전월세 거래량은 올 1분기 2723건을 기록하면서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11.3% 늘었다. 전국적으로 전월세 거래량 증가세는 평균 7.0%를 유지했다. 이처럼 주택거래가 둔화되는 대신 주택 수요자들이 전월세를 선호하면서 주택시장이 조정기에 접어든 것 아니냐는 예측이 자연스럽게 나오고 있다. 제주지역 주택시장 둔화세는 주택가격을 통해서도 일부 확인된다. 제주지역 주택매매가격 상승폭은 지속적으로 둔화되고 있다.

한국감정원이 최근 내놓은 ‘3월 전국 주택가격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 주택매매가격은 전달보다 평균 0.06% 상승했다. 제주지역 주택매매가는 전달보다 0.03% 올랐다. 전달(0.06%)에 비해 상승폭이 둔화됐다. 제주지역 주택매매가는 지난해 11월 0.24%의 상승폭을 기록한 이후 12월 0.22%, 올해 1월 0.14%, 2월 0.06% 등으로 4개월째 상승폭이 둔화되고 있다.

제주지역 주택시장의 조정기를 예고하는 지표는 또 있다. 국토부가 지난달 발표한 전국 미분양 주택 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 2월 제주지역 미분양주택은 446가구로 전달보다 26.3%(93가구) 늘었다. 이 같은 미분양 주택 물량은 2013년 12월 588가구 이후 4년 2개월 만에 최대 규모다. 제주도내 미분양 주택이 늘어난 것은 다세대와 연립주택 등 도시형 생활주택을 중심으로 과잉공급이 빚어진 때문으로 분석된다.

제주지역 주택시장은 최근 몇 년간 초 호황기를 누렸다. 급격한 개방과 타지방에서 밀려드는 이주민들의 수요가 일면서 ‘부르는 게 값’일 정도로 주택시장은 활황을 이어왔다. 그런데 급격한 가계부채의 부담을 우려한 금융당국의 대출규제와 물량의 과잉공급 등 복합적 요인들이 작용하면서 주택가격 상승폭은 둔화되고, 준공됐지만 팔리지 않는 주택들이 남아돌기 시작했다. 지금 단계에서 섣부른 예단은 어렵지만, 도내 주택시장은 현재와 같은 현상이 지속될 경우 올 하반기에는 ‘조정’이 불가피 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어떤 재화이건 시장에선 과열현상 뒤엔 꼭 조정기가 찾아온다. 수요자와 공급자 모두 슬기로운 판단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시장에서 흔히 쓰는 표현처럼 공급자는 막차를 타고, 수요자는 상투 잡기 딱 좋은 시기가 요즘이다.

뉴제주일보  cjnews@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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