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일보=김태형 기자] 제주지역의 가계대출이 심상치 않다. 그동안 폭증세를 이끌어온 주택담보대출의 증가폭 둔화에도 기타 신용대출이 크게 늘고 있어 살림살이 부담도 가중되지 않을까 우려되고 있다.
17일 한국은행 제주본부가 집계한 금융기관 여수신 동향에 따르면 도내 가계대출은 2월말 현재 11조7862억원(이하 잔액 기준)으로, 전월 대비 2145억원 늘면서 상승세를 이어갔다.
1년 전과 비교한 가계대출 증가율은 무려 38.9%에 달했다. 이는 전국 평균치 11.5%를 크게 웃도는 수준으로, 상대적으로 도내 가계대출이 폭증한 상황을 반영했다.
올 1~2월 가계대출 순증액은 4616억원으로, 작년 동기 3336억원에 비해 38.4% 늘어나면서 지속적인 상승세를 이어갔다.
가계대출은 내용 면에서도 불안 요인이 감지되고 있다. 그동안 가계대출 폭증세를 견인해온 주택담보대출 순증액은 지난해 1~2월 1658억원에서 올해 1~2월 1495억원으로 줄어들면서 예전에 비해 증가 폭이 둔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정부의 주택담보대출 억제 정책과 맞물린 집단대출 규제와 최근 미분양 공동주택 증가에 따른 수요 감소 등에 따른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이에 반해 주택담보대출을 제외한 신용·적금 대출과 토지대출 등의 기타대출 순증액은 지난해 1~2월 1678억원에서 올해 1~2월 3121억원으로 갑절 가까이 증가, 신규 대출 수요가 쏠린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도내 기타대출 규모는 7조5740억원으로, 주택담보대출보다 3조원 이상 많을 뿐만 아니라 전체 가계대출의 64%를 차지하면서 서민가계의 금융 부담을 가중시키는 요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한국은행 제주본부는 “도내 가계대출은 전월에 비해 증가 폭이 축소됐지만 전년 동월 대비 증가율은 전국치를 크게 상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김태형 기자 sumbadang@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