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로 오다 별이 된 304명 기억하자
제주로 오다 별이 된 304명 기억하자
  • 뉴제주일보
  • 승인 2017.04.17 19:1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제주일보] 세월호 참사가 발생한지 3년이 지났다. 안산 단원고 학생 325명을 포함해 476명의 승객을 태우고 인천을 출발해 제주로 오던 세월호는 2014년 4월 16일 오전 제주를 눈앞에 두고 전남 진도군 앞바다에서 침몰했다. 온 국민이 TV를 통해 지켜보는 가운데 500명 가까운 승객을 태운 세월호가 마치 영화의 한 장면처럼 국민들 눈앞에서 물속으로 가라앉았다. 그 참사가 엊그제 같은데 벌써 3주기를 맞았다. 전국적으로 다양한 추모행사가 이어졌다.

제주에서도 그제 오후 제주시 탑동해변공연장에서 세월호 참사 3주기 추모식이 열렸다. 원희룡 제주도지사는 “우리에게는 상처 입은 사람들의 마음을 치유하고 안전한 제주를 만드는 과제가 주어졌다”고 말했다. 천주교 제주교구장을 대신해 참석한 임문철 신부는 “세월호는 우리 모두에게 정의롭고 평등한 세상으로 리모델링하라고 호소하고 있다”고 밝혔다. 세월호 침몰 사고는 우리 사회에 엄청난 파장을 불러왔다. 세월호 참사는 국가 재난안전 시스템에 일대 변화를 몰고 왔다. 특히 연륙교통망이 항공과 해상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제주에선 세월호 참사 이후 여객선 안전관리대책이 크게 강화됐다. 세월호 참사 이후 각 급 학교 안전교육 또한 대폭 강화됐다.

세월호 참사는 이처럼 사회 전반에 안전문제의 중요성을 부각시키고, 일부 시스템 등의 개선으로 연결됐지만 희생자 유가족들의 가슴속은 국가와 나아가 사회에 대한 불만과 불신으로 가득 차 있다. 3년 전 가라앉았던 세월호는 지난달 31일 박근혜 전 대통령이 구속 수감되던 날, 1073일 만에 수면위로 올라왔다. 여전히 탑승자 가운데 9명은 미수습 실종자로 남아 있다. 세월호 참사 이후 해운사를 비롯해 운항 관련자들이 일부 처벌을 받긴 했지만, 지금 이 순간에도 사고 원인과 구조실패에 대한 의혹과 의문이 뒤따른다. 진상 규명을 요구하는 목소리는 현재 진행형이다. 참사 당일 박근혜 대통령의 7시간 행적에 대한 의문 또한 여전히 풀리지 않고 있다.

제주를 지척에 두고 희생된 세월호 탑승자 304명. 참사 3주기를 맞은 제주는 이들에게 큰 빚을 졌다. 이들을 안전하게 제주까지 데려오지 못한 미안함과 죄스러움은 더 말할 나위 없다. 이제 이들의 원혼을 달래줘야 한다. 이는 곧 ‘세월호 진실규명’으로 귀결된다. 제주의 아름다운 ‘봄 추억’을 가슴에 담는다는 설렘과 부푼 기대에 젖었던, 지금은 별이 된 그들. 지금 제주가 할 수 있는 것은 그들과 그들 가족들의 목소리를 들어주고 또 그들의 기대가 이뤄질 수 있도록 응원하는 것이다. 세월호는 수면위로 올라왔지만, 아직도 수면 아래에 있는 ‘세월호의 진실’을 들어 올리는데 힘을 보태야 한다. 그들의 한결같은 간절함을 외면해선 안 된다.

뉴제주일보  cjnews@jejuilbo.net

Tag
#N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