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성 당뇨병
임신성 당뇨병
  • 뉴제주일보
  • 승인 2017.04.16 1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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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윤희. 내분비내과 전문의

[제주일보] 임신성 당뇨병이란 임신 중 처음으로 진단되는 당뇨병으로, 임신에 따른 몸의 변화로 인해 혈당 조절 능력이 떨어지면서 발병하고 대부분 분만 후에 정상화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식습관의 서구화와 고령화에 맞물려 우리나라에서 당뇨병 증가와 함께 임신성 당뇨병도 늘고 있어 2011년 조사 결과에 의하면 전 임신의 약 10.5%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임신성 당뇨병은 임신 중 일시적인 변화라는 면 때문에 산모도, 의사도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고 지나갈 수 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임신 중 혈당 조절이 불량하면 주산기 산과적 위험도가 올라간다. 임신 초기 혈당이 높으면 태아 발달에 영향을 미쳐 기형아나 사산의 위험성도 있고 중기 이후에는 거대아가 될 확률이 높아지고 따라서 제왕절개 비율도 올라간다. 그 외에도 조산, 양수 과다, 신생아 호흡 곤란, 신생아 저혈당 등의 위험성이 있다.

이런 위험들을 아슬아슬하게 지나친다 하더라도 태아가 자궁 내에서 혈당이 높은 상황에 노출되면 향후 성인이 된 후 비만 및 당뇨병의 발생 확률이 높아진다는 보고가 있다. 임신 중 고혈당만으로도 출생아의 당뇨병 발생 위험도를 높인다는 것이다.

따라서 임신성 당뇨병 엄마가 임신 중 혈당 조절을 소홀히 하는 것은 현 상태로는 잘 느끼지 못하겠지만 세대를 지나 당뇨병 인구가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데 큰 기여를 하는 셈이 된다.

그야말로 임신 중 짧은 수개월의 기간이 향후 인구 전체의 미래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게 되는 것이다.

2016년 발표에 의하면 우리나라 출산율은 1.3명으로 세계 평균 2.5명에도 못 미친다. 그렇지 않아도 아기를 낳고 기르기가 힘들어 점점 출산을 미루는데 임신성 당뇨병의 위험성까지 생각하면 출산을 더 꺼리게 될지도 모른다.

하지만 임신성 당뇨병으로 진단되더라도 열심히 자가 혈당을 측정하면서 식사 조절과 운동, 적절한 인슐린 치료를 하면 충분히 혈당을 관리할 수 있다. 낳고 나서 온 정성을 쏟아 아이를 키우듯 아이가 뱃속에 있을 때도 조금 더 신경 쓰고 돌봐 줘 임신 기간에 가능한 정상적인 혈당을 유지한다면 임신성 당뇨로부터 비롯되는 여러 가지 합병증을 줄일 수 있다.

임신성 당뇨병의 관리를 위해서는 엄마 혼자의 노력으로는 부족할지 모른다. 미래의 인류를 뱃속에서 키우고 낳는 숭고한 임무를 지닌 예비 엄마 뿐 아니라 아빠를 비롯한 가족들 모두, 그리고 그들을 돌보는 의료인 모두 그 중요성을 알고 사명감을 바탕으로 대처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2017년에는 우리나라 출산율이 높아지는 한 해가 되길 기대한다.

 

뉴제주일보  cjnews@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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