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쉬운 남은 4·3문화예술축전
아쉬운 남은 4·3문화예술축전
  • 송현아 기자
  • 승인 2017.04.13 18: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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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일보=송현아 기자] 69년 전 끔찍했던 4월의 봄날, 그날의 아픔을 달래기 위한 문화행사가 다양하게 진행됐다.

4·3예술제에서 시작된 4·3문화예술축전이 올해로 24회를 맞으며 지난 1일부터 3일까지 관덕정 광장에서 펼쳐졌다.

4·3의 진상규명과 명예회복에 힘써온 제주지역 예술인들의 성과를 잇기 위해 마련된 자리이기도 했다.

올해는 4·3사건의 도화선이 된 3·1 발포사건을 중심으로 관덕정 광장에서 진행돼 의미있는 행사로 마련됐다.

지난 1일부터 3일까지 현장 위령제를 시작으로 역사맞이 거리굿, 4·3평화음악회가 차례로 진행됐다.

도내 시민사회단체 등은 관덕정 입구에서 참여·체험 부스를 운영했다.

기자가 3일 동안 행사를 둘러본 결과 관덕정 광장은 자연스럽게 무대와 객석을 나누며 공연장으로 변신했지만 주제 의식이 반영된 프로그램은 드물었다. 3·1절 발포사건 희생자 등 죽은 넋을 기리는 진혼의 무대가 주를 이뤘다.

또 관덕정에 3·1절 기념대회 당시처럼 망루를 설치하는 등 그날의 상황을 재현하려 했지만 우두커니 서 있는 설치물로만 보여 활용도도 낮았다.

특히 노래와 문학, 미술, 공연이 합쳐진 역사맞이 거리굿은 사전 행사를 제외하면 출연진들만의 무대였다. 관객들과 어울리는 무대를 상상했지만 배우들과 관객들이 따로 노는 느낌이 들기도 했다. 또 제주작가회의 회원들이 현기영 소설 ‘순이삼촌’을 읽었지만 서로 호흡이 맞지 않아 전달이 부족했다. 음악회는 4·3 희생자 추념일 전야제의 형식과 다를 게 없어 아쉬움이 남았다.

내년에는 4·3이 70주년을 맞는다. 지난 50·60주년 등 의미 있는 해를 맞을 때에도 문화예술계들는 준비에 바삐 움직였을 것이다.

내년 70주년 행사는 보여주기 식 행사로 아쉬움을 남기기 보다는 4·3을 겪지못한 세대들에게 공감을 얻을 수 있는 행사로 마련해야 잃어버린 봄 을 찾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송현아 기자  sha@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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