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여덟 번의 대선과 열한 명의 대통령을 돌아보며
열여덟 번의 대선과 열한 명의 대통령을 돌아보며
  • 뉴제주일보
  • 승인 2017.04.06 1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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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치완. 제주대학교 철학과 교수

[제주일보] 1948년 7월 20일 실시된 대한민국 초대 대통령 선거(이하 대선)의 투표율은 98%였다. 당시 헌법 제53조에 따른 간접선거로 실시되었기 때문에 이런 기록이 수립된 것이다. 이날 제헌국회 재적인원 200명 가운데 196명이 오전 10시에 시작된 대선에 출석하였고, 대한독립촉성국민회의 이승만 후보가 91.8%인 180표를 얻어 제1대 대통령에 당선되었다. 한국독립당의 김구 후보는 6.63%인 13표를, 무소속 안재홍 후보는 1.02%인 2표를 얻었다. 무소속 서재필 후보는 0.51%인 1표를 얻었으나 미국 국적을 취득했다는 이유로 무효 처리되었다. 간접선거로 선출된 이승만 초대대통령은 국민들의 직접선거가 실시된 1952년과 1956년 대선에서 각각 74.6%와 70.0%를 득표하여 2, 3대 대통령직을 수행했다.

1960년 3월 15일에 실시되었다가 부정선거로 무효화된 제4대 대선은 1960년 8월 12일에 국회에서 민의원과 참의원들의 간접 선거로 재실시되었다. 87.8%의 투표율을 기록한 이 선거에서는 82.2%인 208표를 득표한 민주당의 윤보선 후보가 당선되었다. 1963년 10월 15일에는 직접선거로 제5대 대선이 실시되었다. 85.0%의 투표율을 기록한 이 선거에서는 그동안 국가재건최고회의 의장으로서 대통령 권한대행직을 수행하던 민주공화당의 박정희 후보가 득표율 46.6%를 얻어 45.1%를 득표한 민주당의 윤보선 후보에게 신승했다. 이후 박정희 대통령은 직접선거가 실시된 6대와 7대 대선에서 각각 51.4%와 53.2%를, 대의원 간선이 실시된 8대와 9대 대선에서 각각 99.9%인 2357표와 99.9%인 2577표를 득표하여 당선되었다.

10대 대선에서는 1979년 12월 6일 통일주체국민회의를 통한 간접선거가 실시되었는데, 당시 국무총리로서 대통령 권한대행직을 수행하던 무소속 최규하 후보가 단독 출마하여 2549표 가운데 무효표 84표를 제외한 2465표를 득표하였다. 최규하 대통령의 사임으로 1980년 8월 27일에 실시된 제11대 대선은 통일주체국민회의를 통한 간접선거였다. 당시 단독 후보였던 무소속 전두환 후보는 총투표수 2525표 가운데 2524표를 득표하였다. 그로부터 1년 뒤 당시 전두환 대통령은 국민투표로 확정된 7년 단임제 대선에 민주정의당 후보로 출마하여 5271표 가운데 90.2%인 4755표를 득표함으로써 제12대 대통령에 당선되었다.

1987년 12월 16일에 실시된 제13대 대선은 다시 국민들의 직접선거로 치러졌다. 투표율 89.2%를 기록한 이 선거에서는 민주정의당의 노태우 후보가 36.6%를 득표하였다. 이때 28.0%를 득표하였던 김영삼 후보는 투표율 81.9%를 기록한 1992년 제14대 대선에서 민주자유당 후보로 42.0%를 득표하였다. 한편 투표율 80.7%를 기록한 1997년 제15대 대선에서는 새정치국민회의 김대중 후보가 40.3%를, 투표율 70.8%를 기록한 2002년 제16대 대선에서는 새천년민주당 노무현 후보가 48.9%를, 투표율 63.0%를 기록한 제17대 대선에서는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가 48.7%를 득표하여 대선 투표율이 떨어지는 추세였다. 이에 비해 제18대 대선에서는 투표율이 75.8%로 다소 반등하였는데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가 51.6%를 득표하였다.

이렇게 우리는 열여덟 번의 대선을 겪으면서 열한 명의 대통령을 뽑았다. 그 가운데 우리 손으로 직접 뽑은 대선은 열한 번이었다. 그러니 이번 제19대 대선은 우리가 직접 뽑는 열두 번째의 대선이자, 열두 번째 대통령이다. 이 선거의 초반 대진표는 지난 4일에 정당 소속의 마지막 대선 후보가 확정되면서 완성되었다. 이들을 포함한 후보들이 오는 15일과 16일에 후보자로 등록하면 17일부터 5월 9일 투표일까지 치열한 선거기간에 들어서게 된다. 물론 대통령 탄핵 때문에 갑작스럽게 진행되어 후보자 검증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한다는 이른바 ‘깜깜이 대선’이라는 우려도 있다. 하지만 각 정당의 경선과정에서도 확인되었듯이 그 어느 때보다도 치열할 뿐 아니라 그만큼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왜냐하면 이번 대통령은 앞선 열한 명과는 다른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기 때문이다. 대선후보들이 이 사실을 잊지 않으면 좋겠다.

뉴제주일보  cjnews@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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