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 뉴스 홍수 속에 맞는 신문의 날
가짜 뉴스 홍수 속에 맞는 신문의 날
  • 뉴제주일보
  • 승인 2017.04.06 1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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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일보] 오늘은 제 61회 신문의 날이다. 61년 전 한국신문계는 신문의 사회적 사명과 책임을 다하자며 우리나라 최초의 민간신문인 ‘독립신문’ 탄생일인 4월 7일을 신문의 날로 정했다.

그 뜻은 면면히 이어져왔고, 오늘날 민주화와 산업화를 이루는데 신문이 일정한 기여를 한 것도 사실이다. 이처럼 뜻깊은 날에 신문 종사자는 모두 착잡함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신문을 둘러싼 현실이 그만큼 엄중하고 냉혹하기 때문이다.

먼저 신문사 경영의 위기다. 신문 시장의 자유화에 따라  중앙지는 물론이고 온갖 종합지, 경제지, 특수지들이 난립하게 되면서 대부분 신문이 경영 상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방신문의 위기는 더 심하여 일부 신문은 간신히 하루 하루 연명(延命)하기에 급급하다.

다음으로 신문은 신뢰의 위기를 맞고 있다. 난립된 미디어가 언론의 질을 떨어뜨리고 있는 이른 바 ‘사이비(似而非)’ 문제, 전문화된 사회를 따라가지 못하는 기자들의 자질 향상 문제, 그리고 관청 위주의 취재 활동에서 오는 ‘받아쓰기’ 폐단과 높은 노동강도에서 오는 ‘대충 대충’ 등 고쳐 나가야 할 문제가 한 둘이 아니다. 이 신문이나 저 신문이나 꼭 같다는 비판도 받고 있다. 이 점도 고쳐나가야 할 과제다.

이런 상황에서 주요 이슈가 있을 때마다 괴담이 나돌고 이른 바 ‘가짜 뉴스’가 판을 친다. 신문인들이 가짜 뉴스를 차단하려는 노력을 하고 있으나 쉽지 않아 보인다.

요즘은 아닌 말로 ‘국민 모두가 기자’인 시대이기 때문이다. 누구나 쉽게 뉴스를 가공하고 전파시킬 수 있는 환경이 정보 범람을 가져왔다. 가짜 뉴스가 쏟아지고 있다는 것은 가짜 기자들이 ‘깽판’을 치고 있다는 얘기고, 신문인들이 그만큼 의무를 다하지 않는다는 말이다.

가짜 뉴스 홍수 속에 국민은 갈수록 정확한 정보를 찾아내기가 힘들어지고 있다. 그런 면에서 올해 신문의 날 표어인 ‘신문을 펴는 즐거움, 정보를 향한 설레임’은 각별한 의미를 갖는다. 독자들에게 매일 신문을 펴는 즐거움을 주고, 아침마다 새로운 정보를 맞는 설렘으로 하루를 시작하게 하겠다는 신문인들의 다짐이다.

이 표어엔 집중적이고 집요한 사실(fact) 규명을 등한시함으로써 가짜 뉴스, 가짜 기자들이 들어설 공간을 만들어 주었다는 신문인의 자성(自醒)도 함축되어 있다.

그래서 제주일보는 공익보다 사익(社益)을 앞세우지는 않았는 지, 독자보다 자기 입장에서 글을 쓰지는 않았는 지, 피상적이고 상업주의에 매몰돼 객관적이고 심층적인 정보를 제공하는데 소홀하지 않았는지 반성하는 것이다.

올해 원단(元旦), 제주일보는 2017년의 캐치프레이즈로 ‘공정한 사회’를 내걸었다. 공정한 사회를 위해서는 신문부터 공정해야 함은 물론이다. 신문의 날을 맞아 제주일보는 이 모든 문제에 대한 자체 반성과 노력으로 책임을 다함으로써 독자들의 신뢰를 받는 신문이 되도록 스스로 기약한다.

뉴제주일보  cjnews@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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