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와 제주항공의 갈등…이미 예견된 일
제주도와 제주항공의 갈등…이미 예견된 일
  • 이승현 기자
  • 승인 2017.04.06 1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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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일보=이승현 기자] 제주특별자치도와 제주항공이 국내선 요금 인상을 놓고 날카롭게 대립하고 있다.

제주항공은 지난 달 30일부터 제주 기점 국내선 4개 노선의 항공료를 2~11%씩 인상했다.

이에 제주도는 제주항공이 운임 인상 시 제주도와 협의하기로 한 협약에 어긋난다며 제주지방법원에 ‘항공운임 인상 금지 가처분 신청’을 제기했다.

이를 보며 기자는 그동안 곪았던 고름이 이제 터졌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었다.

제주도는 제주항공의 지분을 소유한 2대 주주임에도 설립 이후 제주항공이 수년 간 적자에 시달리자 애경그룹이 지속적으로 출자한 것과는 달리 단 한 번도 유상증자에 참여하지 않았다.

이런 상황에서 제주항공은 물가 상승과 영업환경 개선을 이유로 다른 저비용항공사와 비슷한 수준으로 요금 인상을 발표했고 제주도가 난색을 표했지만 요금인상을 강행했다.

제주도의 입장에선 제주항공이 최근 제주 콜센터 이전을 두고 도민의 비난을 산 것은 물론 중국의 사드보복으로 제주관광이 위기를 맞은 상황에서 일방적인 요금인상으로 제주항공의 설립 취지를 망각했다는 지적을 하기 충분하다.

특히 도내 관광업계가 내국인 관광객 유치를 통해 관광위기를 탈피하고자 노력하는 가운데 벌어진 일이라 더욱 안타까울 뿐이다.

제주도와 제주항공이 협의를 통해 도내 관광업계의 그랜드세일 기간 동안 요금 인상을 보류하거나 일정 기간 항공할인율을 늘리는 등 대안을 동시에 제안했다면 지자체와 항공사 모두 높은 시너지를 낼 수도 있었다.

제주도와 제주항공의 싸움이 길어질수록 피해를 받는 건 도민과 도내 관광 업계다.

뭍 나들이조차 버거워진 제주도민의 걱정을 하루빨리 덜어줄 수 있도록 양 측의 원만한 갈등해소가 필요하다. 

이승현 기자  isuna@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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