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관광객 반 토막, 그래도 찾고 기다려야
中 관광객 반 토막, 그래도 찾고 기다려야
  • 뉴제주일보
  • 승인 2017.04.04 1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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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일보] 중국정부가 한반도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 배치에 반발해 지난달 15일부터 본격적으로 자국민의 한국 관광을 통제하기 시작한 이후 제주를 찾은 중국인 관광객 수가 종전의 반 토막 수준으로 떨어졌다. 제주도관광협회 통계에 의하면 지난달 제주를 찾은 외국인 관광객은 10만7745명으로 지난해보다 54.8% 줄었다. 이 가운데 중국인 관광객은 7만7255명으로 지난해보다 61.4% 감소했다.

외국인 관광객의 감소는 비단 중국인뿐만 아니다. 일본인의 경우 지난해보다 12.9% 줄어든 3023명, 인도네시아와 베트남, 태국 등 동남아 국가도 각각 53%, 46.8%, 77.6% 감소했다. 홍콩과 대만 등 중화권 관광객도 각각 17.8%, 21.8% 줄었다. 이로 인해 제주 관광시장에서 차지하는 외국인 관광객 비중이 10% 아래로 곤두박질 쳤다. ‘세계가 찾는 제주, 세계로 가는 제주’라는 제주도의 슬로건이 무색해 졌다.

중국의 사드보복이후 지방정부인 제주도를 비롯해 관광관련 단체들은 한 목소리로 외국 관광시장 다변화를 외쳤지만, 지난달 결과만을 놓고 보면 모두 부질없는 게 돼 버렸다. 물론 외국인 관광시장 다변화가 단기간에 이뤄질 수 있는 성질의 것이 아니지만, 제주를 찾은 외국인 관광객이 전체적으로 줄었다는 것은 분명 문제가 있다는 것을 증명해 보이는 것이다.

‘사드 영향’이 상대적으로 덜했던 지난해의 경우 연간 제주를 찾은 관광객은 1585만1401명에 이르렀다. 이 가운데 외국인 관광객은 360만3021명으로 전체 관광시장에서 23%를 점유했다. 단일 국가로는 중국인이 306만1522명으로 외국인 관광시장의 85.0%를 차지했다. 중국인 관광객은 제주를 찾은 전체 관광객의 19%를 점유할 정도로 제주관광시장에서는 ‘큰손’ 역할을 했다. 더욱이 중국인 관광객은 70% 정도가 단체 관광객으로, 이들이 끊기면서 직격탄을 받는 업체가 한 두 곳이 아니다.

사실 사드문제의 경우 제주라는 지방차원에서 접근하기에는 한계가 따르는 정부차원의 문제다. 이제 와서 정부의 조급함을 탓할 수도 없는 형국이다. 그렇다면 제주입장에서 할 수 있는 것은 중국관광시장을 지속적으로 두들길 수밖에 없다. 세계 최정상급의 경제력과 많은 인구를 거느린 중국은 지금은 물론 앞으로도 놓쳐서는 안 될 무한의 잠재력을 가진 관광시장이다.

지리적으로도 제주와 중국은 말 그대로 지척이다. 물론 경제 영역의 일부인 관광 또한 정치와 무관할 수 없지만, 아무리 정치·외교적으로 문제가 꼬였어도 관광시장의 문호까지 닫아선 안 된다. 지금 제주에 필요한 것은 감정적 대응이 아니다. 당장 내일 망할 수도 있는 절박한 상황으로 내몰린 업계의 어려움을 공감하고 이를 극복하는데 지혜를 모으는 것뿐이다. 한명의 중국인 관광객이라도 더 찾고 기다려야 한다.

뉴제주일보  cjnews@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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