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민들이 ‘대선 바람’을 일으키자
도민들이 ‘대선 바람’을 일으키자
  • 홍수영 기자
  • 승인 2017.04.02 18: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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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일보=홍수영 기자] “이번 대선에서는 투표하지 않을 거에요.”

다음 달 9일 치러지는 19대 대선을 40여 일 앞두고 만난 도민 민심은 차가웠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과 맞물려 빨라진 대선. 각 정당마다 빠른 시일 내에 대선 후보를 뽑고 이슈를 선점하기 위해 분주한 모습이다. 신문과 방송 등 언론에서는 ‘벚꽃 대선’, ‘장미 대선’ 등 온갖 수식어를 붙이고 이슈를 쏟아내고 있다.

그런데 막상 시장에서 만난 제주 도민들의 민심은 달랐다. “관심 없다.”, “누가 대통령이 되도 똑같을 것 같다.”, “시끄럽기만 하지 뭐가 뭔지 모르겠다.” 등등. 지난해 봄 총선만 하더라도 투표에 꼭 참여해 더 나은 후보를 뽑겠다던 민심과 전혀 다른 모습들이었다.

지난 겨울 박 전 대통령의 국정농단 사태에 분노한 도민들이 제주시청 앞으로 나와 촛불을 들었던 사실을 생각하면 당황스럽기까지 했다.

정치에 대한 실망, 짧은 시간에 뽑힌 후보에 대한 불신, 수많은 논쟁 속 혼란스러움 등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무엇보다 ‘소외감’ 때문이 아닐까.

정당 경선 과정에서 후보들은 각 지역을 돌며 토론회를 하고 시민들을 만났다. 그러나 이제껏 제주지역에서는 제대로 된 유세전 한 번 없었다.

앞으로는 어떨까. 한 달여 동안 제주를 한 번도 찾지 않는 후보도 있을 수 있다. 인구 1%의 제주는 작게 보일 수 있기 때문이다.

조용한 제주는 불안하기만 하다. 선거과정에서도 외면당한 제주가 향후 5년간 중앙 정치권에서 관심 받을 수 있을까.

이럴 때일수록 도민사회에서 ‘대선 바람’을 일으켜야 한다. 더욱 대선에 관심을 갖고 스스로 목소리를 내야 한다. 선거 때마다 정치 풍향계 역할을 한 제주지역으로 후보들이 발길을 돌리도록 말이다.

 

홍수영 기자  gwin1@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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