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예교사제, 소중한 만큼 잘 활용하자
명예교사제, 소중한 만큼 잘 활용하자
  • 박미예 기자
  • 승인 2017.03.30 20: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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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일보=박미예 기자] 제69주년 제주4·3희생자추념식을 앞두고 도내 교육 현장이 추념 분위기로 물들고 있다.

제주특별자치도교육청은 지난 20일을 시작으로 다음 달 4일까지 제주4·3평화·인권교육 주간을 운영 중이다.

이 기간 각 학교는 제주4·3 현수막을 내걸고 계기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올해 제주도교육청에서 제작한 제주4·3 교재도 처음으로 교육현장에 배부돼 아이들에게 제주의 역사와 평화의 정신을 일깨우고 있다.

특히 2015년부터 시작된 4·3평화·인권교육 명예교사 제도는 학교현장의 높은 관심 속에 올해도 분주히 운영 중이다.

4·3평화·인권교육 명예교사제는 역사의 산증인인 제주4·3희생자 유족들이 직접 강사로 나서 아이들에게 살아있는 역사를 들려준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그러나 현재 명예교사들은 나이 등으로 언제까지 강단에 설 수 있을지 모르는 상황이어서 교육의 효과를 높이는 일이 무엇보다 시급해지고 있다.

제주도교육청은 올해 “명예교사들이 농경사회를 살았고 제주어를 제대로 사용한 마지막 세대이기 때문에 이 점을 교육에 활용하겠다”는 야심찬 추진 의지를 밝혔지만 이는 여건이 갖춰지지 않은 상황에서 ‘과유불급’의 예로 작용하고 있다.

현장에서 만난 명예교사들은 강의에 적지 않은 고민을 품고 있었다. 명예교사 교육이 초·중·고 신청 학교별로 연 1회, 수업시간 1시간 내에 이뤄지는 상황에서 주어진 40~50분 동안 다뤄야 할 이야기가 너무 많다는 것이다.

이 짧은 시간 안에 제주4·3사건의 이해, 경험 속 4·3 이야기뿐만 아니라 제주어, 농경문화, 화해와 평화 등의 내용까지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춰 풀어내야 한다. 이는 베테랑 교사라도 어려운 일이다.

역사만 다루기에도 부족한 시간을 쪼개고 쪼개다보니 정작 중요한 내용을 말하지 못하거나 이야기의 흐름이 중구난방이 될 것 같다는 우려도 있었다.

명예교사제를 보다 효과적으로 활용하기 위한 깊은 고민이 필요하다.

박미예 기자  my@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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