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들지 않는 남도’ 4·3 추모곡으로 불리워져야
‘잠들지 않는 남도’ 4·3 추모곡으로 불리워져야
  • 제주일보
  • 승인 2017.03.30 1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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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철남. 4·3유족회 중부지회 사무국장

“외로운 대지의 깃발, 흩날리는 이녁의 땅! 어둠살 뚫고 피어날 피에 젖은 유채꽃이여…. 잠들지 않는 남도 한라산이여!….”로 시작되는 노래 ‘잠들지 않는 남도’가 4·3추모곡으로 지정돼 불리워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노래 ‘잠들지 않는 남도’는 4·3추모 때 불리워지다가 국가추념일로 지정된 2014년 별다른 이유없이 없어져 버렸다.

이후 그동안 듣도 보도 못한 노래 ‘아름다운 나라’가 울려퍼져 유족과 도민들의 공분을 샀다.

지난해에도 논란을 불러일으키다 4·3추념일과 크게 연관 없는 ‘비목’, ‘그리운 마음’ 등이 울러퍼졌었다. 그 이후에도 제주도의회에서도 지적을 받는 등 논란은 계속돼 왔다.

제69주년 추념일인 올해에도 여전히 논란이 돼 오다가 결국 지난 3월 27일 제주도청의 최종보고회에서 4·3실무위원회의 결정이라며 ‘잠들지 않는 남도’를 삭제하기로 최종 결정했다.

‘잠들지 않는 남도’는 대학가를 중심으로 불려지다가 1989년 노래를 찾는사람들 2집에 수록되면서 전국적으로 알려졌다.

가사를 보더라도 보수나 진보의 정치색이 있는 노래가 아니라 아픔을 노래한 곡이다. 그리고 해마다 이 노래가 불려져온 것은 이 노래 상징성과 정통성이 인정되기 때문이다.

광주 5·18추념식에서는 모두 일어서서 ‘님을 위한 행진곡’을 부른다.

우리 4·3추념식에서도 도민, 유족들이 원하는 노래를 부르게 하면 되지 않을까.

이제 제주도정은 정부 주관의 행사라는 이유로 손을 놓을 것이 아니라 도민들의 뜻을 따르는 행정기관으로서 최소한의 의무를 이행해야 한다. 그것만이 역사의 희생자 앞에 부끄럽지 않은 현명한 정책적인 판단이 될 것이다.

제주일보 기자  hy0622@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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