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4·3유적지 공유화 '발등에 불'
제주4·3유적지 공유화 '발등에 불'
  • 현대성 기자
  • 승인 2017.03.29 1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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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문화재 추진 6곳 중 5곳 반려
598개 4·3유적지 중 18개소만 집중관리
(좌) 수악주둔소 터, (우) 박성내 학살터

[제주일보=현대성 기자] 제주도가 제주4·3관련 등록문화재 지정을 추진하던 문화재 6곳 중 5곳의 지정이 불발되면서 유적지 공유화가 시급한 상황이다.

29일 제주도에 따르면 제주도는 2015년 제주시 화북동 소재 곤을동, 제주시 조천읍 낙선동성, 제주시 한림읍 뒷골장성, 제주시 애월읍 머흘왓성, 서귀포시 서호동 시오름주둔소, 서귀포시 남원읍 수악주둔소 등 6곳을 등록문화재로 지정해 달라고 신청했지만 수악주둔소를 제외한 5곳의 경우 문화재 보존 상태가 미흡해 문화재적 가치가 없다는 이유로 반려됐다.

등록문화재란 국가지정문화재나 지방문화재는 아니지만 근·현대 시기에 형성된 건조물·시설물·문확예술작품 등 보존 및 활용을 위한 조치가 특별히 필요한 대상을 기준과 절차에 따라 문화재청장이 등록·고시하는 문화재다.

유일하게 반려되지 않은 수악주둔소의 경우도 당초 지난해 하반기에 등록문화재 지정 여부가 판단될 예정이었지만 올 하반기로 판단 시점이 유보된 상황이다.

이처럼 제주도가 추진하던 등록문화재 지정이 불발되면서 유적지 공유화 사업에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제주도가 2015년 관련 용역을 통해 파악한 제주지역 4·3유적지는 모두 598곳으로, 이 중 18곳의 집중관리 문화재를 제외하면 대부분의 유적지가 개인 소유의 토지에 속해 있어 훼손 및 방치 위험이 큰 상황이다.

실제로 지난 28일 제주시 조천읍에 위치한 동원주둔소 터를 찾은 결과 이 곳이 유적지임을 알리는 비석 뒤에 먹다 버린 물병과 종이 박스 조각들이 널부러져 있었고, 제주시 아라2동에 위치한 박성내 학살터의 경우에도 스리로폼 박스와 페트병, 캔 등이 어지럽게 널려 있었다.

제주시 화북1동에 위치한 곤을동도 집터 주변 곳곳에 돌담이 무너져 떨어진 잔해들로 배수관로가 막혀있었고 유적지에 대한 안내판이 있는 곳은 정낭으로 막혀 있었다.

이와 관련, 제주도 4·3지원과 관계자는 “지난 3월 민·관 합동으로 제주도4·3유적지 보전위원회를 구성하고 유적지 보전 작업에 나서고 있다”며 “내년 예산에 4·3유적지 복구사업비 국비 반영을 요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현대성 기자  cannon@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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