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농산물 브랜드 가치 탁월…고부가가치 시스템 만들어야"
"제주 농산물 브랜드 가치 탁월…고부가가치 시스템 만들어야"
  • 뉴제주일보
  • 승인 2017.03.29 1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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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안순 ㈔제주도 농어촌체험휴양마을협의회장
① ② ③ 충청남도 태안군의 ‘아쿠아포닉스(Aquaponics) 농업 시스템’. 아쿠아포닉스는 수산양식(Aquaculture)과 수경재배(Hydroponic)의 합성어로 어류 양식과정에서 발생하는 암모니아성 배설물과 찌꺼기를 식물 재배에 활용하는 것을 말한다.

[제주일보] 이른 새벽부터 우리네 농촌은 희망의 소리로 꽤나 분주하고 시끄럽다.

과수원에서는 전지가위소리와 전지목을 잘게 부수는 파쇄기의 힘찬 엔진 소리가 올 겨울의 풍성하고 질 좋은 감귤 수확을 기대케 한다.

양배추와 무 등 월동작물들의 마지막 수확과 마늘, 양파 등의 막바지 관리는 조금이라도 더 충실한 결실을 기대하고 있음이리라.

이삼일에 한 번씩 소리없이 추적추적 내리는 봄비는 대지의 새 생명에게 엄마의 젖처럼 영양만점의 에너지를 제공해 무럭무럭 자랄 수 있는 힘을 준다.

들판과 곶자왈의 양지바른 개괄지에서는 고사리와 두릅이 힘겨운 기지개를 켜면서 봄의 쌉싸름한 맛을 미리 음미하게 해준다.

제주의 상징적인 유채꽃이 여심을 설레게 하고 그 노오란 자태에 얼굴을 묻고 꽃과 하나되는 셔터를 연방 눌러댄다. 우습게도 빈 밭에 함부로 자란 들나물꽃도 여행객에게는 유채꽃으로 인지돼 만발한 꽃 사이에 함박웃음을 진 여인네의 표정과 더불어 또 하나의 유채꽃이 된다.

지난해보다 개화가 며칠 늦어진 벚꽃은 축제의 한마당을 기다리고 있다.

맹골수도에서 차가운 겨울을 세 번 넘긴 세월호는 서럽고 시린 가슴을 다시 저리게 만들면서 수면 위로 모습을 드러냈다. 안타깝고 분한 마음은 눈시울을 뿌옇게 만들고 나도 모르게 헉하고 토해내는 외마디…. 지그시 어금니를 깨물어 감정을 추슬러 본다.

우리가 어렸을 때 ‘장차 커서 무엇이 되고 싶으냐’는 질문에 많은 어린이들(필자의 또래)이 대통령이 되고 싶다고 쉽게 꿈을 이야기 했었다. 대통령의 가치와 존엄·의무를 떠나서 가장 커보였기 때문이 아니었나 생각이 든다. 대통령이 되고자 하는 것은 어린이들만이 아니었던 것 같다. 대한민국에 한 시대에 이렇게 많은 어른들이 한꺼번에 대통령이 되고 싶다고 전국민에게 ‘내가 적임자요’라고 이야기했던 과거가 있었는가 싶다.

너무나도 긴박하게 돌아가는 요즘 세태를 보면서 우리네 농촌과 농업 그리고 농심에 대한 관심은 어디로 실종돼 버렸는지 찾을 수 없다.

많은 대선주자들이 당내 경선을 치르면서 ‘내가 누구를 이길 수 있소’, ‘내가 대통령이 돼야 한다’는 말만 떠들어대지 과연 대한민국을 떠받들고 있는 농업·농촌에 대한 정책 제시는 눈을 씻고 봐도 찾을 수가 없다.

물론 각 당에서 대표주자로 나설 경우 달라질 수 있겠지만 이미 소수로 전락해 버린 우리네 농촌의 유권자들이 더욱 혜안을 가져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

조기대선이 끝나면 1년 남짓 후 지방선거를 치르게 된다.

그 즈음해 많은 지방정치인 또는 정치지망생들이 슬금슬금 내년을 기약하는 행보들이 이어질 것이다. 어쩔 수 없이 재현될 지연·학연이 대세를 이룰 것이고 정책이나 비전은 뒷전에 밀릴 것이다.

수많은 난제들이 계속해 제주도를 시험에 들게 할 것이고 그 숙제들을 슬기롭게 해결해 나갈 지혜롭고 합리적인 정치와 행정의 리더들이 필요할 때이다.

언제부터인가 도시와 농촌의 경계가 허물어져 버린 제주도의 미래를 위한 인재들이 절실히 필요한 시점에 와 있다.

이미 투기장이 돼버린 농촌의 공간과 농업 작부형태. 많은 고민과 토론을 통하여 개선대책이 마련돼야 한다.

농촌마을 중심이나 외진 곳을 막론하고 무분별하게 세워지고 있는 타운하우스, 그리고 다양한 형태와 용도의 건축물들과 더불어서 오를 대로 올라버린 농촌의 땅값.

우리가 아무리 ‘제주다움’과 ‘농촌다움’을 외쳐도 정책적인 뒷받침이 이뤄지지 않는 한 제주다운 농촌마을은 야금야금 허물어져 버릴 수밖에 없다.

새삼 스위스의 농촌정책이 한없이 부러워진다. 농촌에 새로운 입주자가 건축물을 신축하기 위해서는 주민 전체의 동의를 받아야 하는, 개인의 자유로운 거주 이전의 자유를 보장하기 보다는 농촌공동체의 정체성과 구도를 유지하는 데 더욱 큰 가치를 부여하는 그네들의 정책과 그 정책을 존중하고 수용하는 국민성이 지금 이 시기에 더욱 절절하게 배가 아프도록 부러워진다.

뿐만 아니라 농업부 장관(우리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도 농촌에서 농업을 경영하는 사람들 중에서 선택돼 임명된다. 그들이 끊임없는 농촌 가치에 몰두하는 모습은 우리에게는 감히 엄두도 낼 수 없는 정책들일 것이다.

제주 농산물의 브랜드 가치는 아직도 도시 소비자에겐 인지도가 높다고 한다. 지금도 충분히 다양한 작목들이 생산이 되고 있지만 더욱 더 치밀하고 계획적인 생산이 이뤄져야 한다.

언제부터인가 여름 파종 월동작물은 천재지변이 있어야 제값을 받을 수 있는 형태가 돼 버렸다. 거센 태풍이 이미 파종된 작물에 일정 부분 피해를 줘 예상수확 물량이 줄어들어야 제값을 받을 수 있는 이상한 농업 형태가 돼 버렸다.

비단 이것은 제주농업의 모습만은 아니었다. 필자에게 강의를 받으러 오는 수많은 내륙지방의 남부지역에서 영농을 하는 농업인들도 똑같은 사고를 갖고 있었다. 천재지변으로 인한 제주 농업의 피해가 그들에게 안정적인 농업 소득을 보장한다는…. 어이가 없는 일이다. 남의 불행이 나의 행복이 된다는 너무나도 바람직하지 못한 사고가 우리들 농업인의 머리에 정형화 돼 있음이. 우리가 흔히 이야기 하고 있는 동반성장이라는 단어가 무색한 그저 선언적 의미만 갖고 있음은 안타까운 일이다.

이러한 영농형태는 주요작물들을 투기성 농업으로 자연스럽게 유도할 수밖에 없는 것이리라.

이제 제주도는 농업정책에 대한 새로운 점검과 시도가 필요하다. 이미 농업노동력은 한계에 와 있다. 중국인과 동남아 불법 체류자들이 없으면 제주지역의 건설현장과 농업생산은 마비 상태가 될 것이다.

다시 준비하자. 기술집약적이고 고부가가치를 창출해 낼 수 있는 농업생산시스템을 만들어야 된다. 더 이상 우리의 농촌이 투기장이 돼서는 안 된다.

뉴제주일보  cjnews@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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