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티슈가 사람 잡는 세균덩어리라니
물티슈가 사람 잡는 세균덩어리라니
  • 뉴제주일보
  • 승인 2017.03.26 1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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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일보] 음식점에서 사용하는 비닐봉지에 든 ‘위생물수건’의 안정성 논란은 이미 수 년 전부터 제기됐다. 중금속 성분이 검출되는 등 국민의 위생을 위협해왔다. 독성이 강한 세제와 형광증백제를 물수건 세탁에 사용한다는 건 공공연한 비밀이다. ‘물수건’의 위생에 대해 국민도 이젠 알만큼 다 안다.

그렇다면 식당에서 물수건 대용품으로 사용하는 일회용 물티슈는 믿고 쓸 수 있을까. 이것도 한 마디로 ‘아니다’이다. 음식점에서 제공하는 일회용 물티슈(위생종이) 10개 중 9개가 세균 덩어리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이 세균 중에는 항생제조차 잘 듣지 않는 ‘녹농균’과 ‘황색포도알균’ 등 치명적인 세균까지 포함된 것으로 드러났다. 끔찍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제주한라대 정무상 교수연구팀이 제주도내 음식점, 커피전문점, 제과점 등지에서 수거한 일회용 물티슈 55개(40여 개 업체에서 생산)의 미생물 오염도를 분석한 결과 50개에서 이같이 심각한 세균이 검출됐다는 것이다.

녹농균은 패혈증·전신감염·만성기도감염 등의 심각한 난치성 질환을 일으켜 사망을 일으킬 수 있는 위험한 세균이다. 하지만 각종 항생제에 내성이 있어서 치료가 쉽지 않다. 실제로 과거 일본에서는 항생제 내성 녹농균에 감염된 사람들이 잇따라 숨져 사회문제화가 되기도 했다.

황색포도알균은 100도에서 30분 간 끓여도 파괴되지 않는 장내 독소를 만든다. 갑자기 심한 구토와 물 같은 설사, 경련·쇠약감 등의 증상이 대표적이며 화농성 감염과 패혈증을 유발할 수 있다. 역시 이 균도 항생제에 잘 듣지 않는다.

이런 이유로 정교수팀은 “한 번 사용 후 버려지는 일회용이지만 수 개월내지 수 년간 보관하면서 사용함으로써 심각한 세균 오염이 우려된다”고 밝혔다.

사정이 이런데도 도내 음식점에서 사용하는 일회용 물티슈 가운데는 유효기간이나 보존기준조차 없는 것들이 있다. 식당에서 쓰는 ‘위생물티슈’는 공산품으로 분류돼 유통기한, 성분표시 의무가 없기 때문이다. 유통기한이 표기되지 않아도 되고 성분 표시를 하지 않아도 된다는 얘기다.

표시가 되지 않는 경우엔 이 물티슈가 언제 만들어진 것인지도 알 수 없고, 어떤 성분이 포함된 것인지도 알 길이 없다. 따라서 포장을 뜯어보기 전까지는 어떤 상태인지 확인이 불가능하다.

보건복지부가 공중위생관리법 중 위생용품의 규격및 기준을 담은 고시를 개정한  것은 그런 때문일 것이다. 올해 8월15일부터는 식당에서 쓰는 일회용 물티슈에 사용된 보존제나 살균제 성분을 표기하도록 했다.

그러나 물티슈 자체의 유효기간이나 보관기준 등은 포함되지 않았다는 게 문제다. 어떻게 해서 유효기간도 없고 보관관리 기준도 없는 물티슈를 사용하게 하는지 알 수 없는 노릇이다. 보건복지부는 하루빨리 위생용품관리법을 별도로 제정해 일회용 물티슈의 유효기간과 보관기준을 정해야 할 것이다.

뉴제주일보  cjnews@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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