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에서 자율주행 전기차의 미래를 보다
제주에서 자율주행 전기차의 미래를 보다
  • 뉴제주일보
  • 승인 2017.03.26 1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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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화경. 제주국제대학교 호텔관광학과 교수

[제주일보] 제4회 국제전기자동차엑스포가 일주일간의 일정을 마쳤다. 148개 기업이 참가하고 55개의 세션이 진행되었으며 7만3000여 명이 참관했다.

전기차 상품과 서비스에 대한 소개, B2B 네트워킹 등 다양한 전시와 총회, 포럼을 통해 ‘뉴모빌리티(New Mobility)의 미래’와 ‘4차 산업의 새로운 발전 패러다임’을 논의했다.

몇 가지 세션을 리뷰해 보자. 국제전기기술위원회 제임스 샤넌 회장은 스마트그리드가 가져올 산업생태계의 대전환을 강조했다. 전기차 및 자율주행차 기술정책 포럼이 있었고 말과 자동차 등에 대한 인문학적 접근도 시도했다. 이들 주제들은 제주가 지향하는 ‘그린빅뱅 전략’과 ‘2030 카본프리 아일랜드(CFI)’에 대한 담론의 지평을 확대하는 계기가 되었다고 본다.

발표 내용을 종합하면 스마트그리드 생태계 속에서 전기차는 대세이고, 자율운행차는 필수이며, 자율주행 전기차는 기술이 가져오는 삶의 행복함과 편안함을 추구하는 ‘후마니타스’ (라틴어 Humanitas 인간다움 또는 인문학)의 자연스러운 진화로 요약된다.

제주 4차 산업혁명의 오름길에서 자율주행 전기자동차는 어떤 모습이고 우리는 무슨 질문을 준비해야 하는가?

당장 전기차는 풀어야 할 과제가 많다. 주행거리·충전시간·인프라·가격 등은 이미 개선 중인 문제들이다. 반면 현재 수준의 전원믹스에서 전기자동차의 환경 이슈와 수소차와의 효율성 비교 등은 기업들의 선택과 집중을 방해한다. 게다가 핵심기술 경쟁력·표준화·제도 등도 새롭게 넘어야 허들임에 틀림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기자동차는 큰 흐름임에 분명하다. 테슬라의 전기쟁이 CEO 앨런 머스크는 산유국인 UAE(아랍에미리트 연합)에 온라인판매를 시작했다. BMW는 자동차의 조속한 전기화(Electrification) 실현을 위해 기존 화석연료와 거리감을 두기 시작했고, 벤츠도 모터 등 자사 전기차부품의 수직계열화를 시작했다. 전기차 사용자들은 ‘가솔린 엔진의 가스냄새와 펌프의 소음’ 대신 ‘플러그인 연결의 조용함과 긴 충전시간이 오히려 두발로 걷는 힐링의 시간이 된다’는 감성적인 후기를 온·오프라인에서 공유하고 있다.

자율주행차의 원조는 2009년부터 시험주행을 시작한 IT회사 구글이다. 애플은 자율주행 카메라 핵심기술을 보유한 이스라엘 기업 모빌아이를 153억달러(약 17조원)에 사들이며 자동차생태계의 CPU(중앙처리장치)를 자처하고 나섰다. 선진국들마다 자율주행차 서비스는 필수다. 프랑스 리옹에는 15인승 무인 전기버스가 시속 20㎞로 달리고 있다. 미국의 우버(Uber)도 택시 시범서비스를 시작했고, 일본도 산간지역을 오가는 무인버스 운행시험에 성공했다. 영국, 싱가폴, 중국 등도 2020년까지 완전 무인상태인 레벨 4 수준의 운영 로드맵을 앞 다퉈 내 놓고 있다.

우리나라도 2020년 운행목표를 갖고 있으며, 현대·기아차가 지난 1월 미국 ‘CES 2017’에서 야간자율 주행기술을 안정적으로 선보였다. 최근 KT도 4차 산업혁명의 핵심기술인 5G를 기반으로 한 ‘자율주행 5G버스’ 시연에 성공한 바 있다.

결국 자율주행 전기차를 제주에서 만나는 것은 시간문제다. 제주 모든 호텔룸에서 아마존의 음성 인공지능 알렉사(Alexa)로부터 서비스를 받는 것보다 빠를 수 있다.

자연과 기술의 구분이 점점 모호해질 앞으로의 10년은 제주가 경험해 보지 못한 전인미답의 길에 들어서는 것이다. 미래는 예측되고 기다리는 대상이 아니다. 빠른 실패와 축적의 시간을 거쳐 만들어 나가는 것이다.

인텔의 문화인류학자 제네비브 벨 박사는 “공학적 사고가 어려운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라면, 인문학은 어려운 질문을 던지는 것이다” 라고 했다.

‘어떤 제주를 만들어 나갈 것인가?’ 우리 스스로에게 질문하는 인문학적 상상력이 필요할 때이다.

 

뉴제주일보  cjnews@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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