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된 작업 즐기기 때문에 할 수 있는 거죠”
“고된 작업 즐기기 때문에 할 수 있는 거죠”
  • 현대성 기자
  • 승인 2017.03.26 1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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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오운자 감수광 대표

[제주일보=현대성 기자] “감물 염색 작업은 고된 일이지만 내가 만든 옷을 누군가 좋아하며 입는다는 사실에 작업을 즐기고 있습니다”

햇볕이 따사로운 봄날 제주시 연동에 위치한 작업실에서 만난 오운자 감수광 대표(63)는 고된 감물 염색 작업을 27년째 이어가고 있는 배경을 ‘즐거움’이라고 설명했다.

감물 염색을 평생의 업으로 하던 친정 어머니의 영향으로 인해 자연스럽게 감물 염색을 접한 그는 한복 제작을 전공하다 1990년 본격적으로 감물 염색 작업에 뛰어들었다.

도내 곳곳에서 풋감을 사다 일일이 손으로 빻고, 감즙에 천을 충분히 적신 후 물기를 짜내 햇볕에 말리는 작업을 반복하는 것은 고된 일이었지만 오운자 대표는 부모님의 기술을 이어받아 타협 없는 꾸준함으로 무던히 노력했다. 

그 결과 2000년에는 ‘감수광’ 이라는 감물염색 제품 전문 브랜드를 탄생시켜 지금까지 서울의 의류업체와 제주돌문화공원 등에 꾸준히 자신의 제품을 납품하고 있다.

또 한국산업인력공단으로부터 감물염 기능전수자로 지정된 후 2명의 제자에게 자신의 기술을 전해주고 있기도 하다.

오 대표는 “예전에는 풋감을 구하기도 어려웠고, 기껏 구해서 말려 놓았는데 비라도 오면 색을 망치기 일쑤”였다며 “지금은 기계를 통해 감즙을 짜내고, 세탁기를 이용해 물기를 짜기 때문에 그나마 작업이 수월해졌다”며 웃었다.

오 대표는 “나는 마침 천연염색에 대한 관심이 고조될 때 감물 염색을 하고 있어서 운이 좋았다”며 “우리 사회 곳곳에서 뛰어난 기술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더 대우받는 사회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현대성 기자  cannon@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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