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의 기다림, 두번은 안된다
3년의 기다림, 두번은 안된다
  • 변경혜 기자
  • 승인 2017.03.24 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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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일보=변경혜 기자] 박근혜 전 대통령이 지난 21일 검찰에서 14시간 조사를 받고 7시간 동안 자신의 조서를 꼼꼼히 검토하는 사이, 진도 팽목항으로 발길을 옮기는 이들이 있었다. 반심반의 ‘이번엔 될까’ 세월호참사 유족들의 무거운 기대가 이어졌을게다.

3년, 1073일만이다. 가라앉았던 세월호가 23일 이른 새벽 다시 바다위로 모습을 드러냈다. 꿈 많던 아이들이 제주로 수학여행을 떠나다 벌어진 그 참사를 지켜만봐야 했던 국민들은 3년간 죄스러워했다. ‘살고싶다’ ‘살려달라’ ‘구조대가 온다’는 아이들의 마지막 모습이 담긴 동영상에 흐느꼈지만, 아직까지도 세월호가 왜 침몰했는지 진실은 규명되지 않았다.

왜 세월호는 물살이 그토록 거칠다는 맹골수도에서 하필 급변침을 했을까? 과적이 원인이라고도 했다. 제주해군기지 공사를 위해 쓰일 철근이 세월호의 과적원인중 하나라는 주장도 제기됐다. 헌정사상 최초로 탄핵된 박 전 대통령은 왜 참사당일 7시간의 행적을 끝까지 공개하지 않을까?

세월호 인양 소식이 알려지면서 각종 커뮤니티에서는 ‘박근혜가 청와대서 물러나니, 세월호가 올라온다’는 말이 회자되고 있다. 아이러니하게도 정부가 세월호 인양을 결정한 것이 헌재의 탄핵결정 5시간만이다. 그리고 한때 대한민국의 수장이었던 그가 검찰조사를 받은 다음날부터 시작된 인양작업은 성공적이다.

이제 해야 할 것은 진상규명이다. 정부가 유족들과 취재진의 사고현장의 접근을 철저히 통제하며 미수습자 9명이 있음에도 140여개의 구멍을 내고 헤집던 3년이어선 안된다. ‘박근혜-최순실게이트’로 드러난 것처럼 김기춘 전 대통령비서실장이 큰 그림을 그려 청와대는 책임이 없고 해경과 선장 등 4명에게 책임을 묻는 감사원의 감사결과여서도 안된다. 진짜 진상규명, 책임자처벌을 시작해야 한다. 두 번은 안된다.

변경혜 기자  bkh@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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