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인절벽’ 현실화, 제주의 퇴조 막아야
‘혼인절벽’ 현실화, 제주의 퇴조 막아야
  • 뉴제주일보
  • 승인 2017.03.23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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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일보] 제주지역에서 혼인 건수는 늘어난 반면 초혼연령은 전국 최고 수준으로 올라섰다. 통계청이 최근 발표한 혼인관련 통계자료에 의하면 지난해 제주지역 혼인건수는 3705건. 이는 1년 전 보다 0.8% 증가한 것이다. 지난해 혼인 건수는 2001년 3708명을 기록한 뒤 15년 만에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그런데 지난해 평균 초혼연령은 남자가 33.2세, 여자는 30.4세를 기록했다. 1년 전에 비해 각각 0.4세가 높아졌다.

제주지역 남자의 초혼연령은 전국평균(32.8세)을 웃도는 것으로, 지역별로는 서울과 함께 가장 높다. 여자는 서울(31.0세)과 부산(30.6세)에 이어 세 번째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남자 초혼연령은 2003년 처음 30세를 넘어선 뒤 해마다 높아지고 있다. 여자 초혼연령은 2015년 30세를 돌파한 후 늦어지는 경향이 뚜렷해지고 있다.

젊은이들이 말 그대로 20대 꽃다운 청춘을 뒤로한 채 나이 30을 넘겨 늦깎이 결혼에 이르는 것은 사회적 인식 변화도 있지만 무엇보다 경제적 이유가 절대적이다. 당장 일자리가 없어 혼자 살기도 빠듯한 데다 설사 일자리를 잡았다 하더라도 비정규직 등 불완전 취업으로 결혼을 미룰 수밖에 없다. 또 취업을 했더라도 주택 마련을 위한 비용을 감당하기 힘든 현실이다. 말 그대로 자기 혼자 생활하기도 어려운 마당에 새로운 가정까지 꾸려야 하는 부담이 혼인을 가로막고 있다.

초혼연령이 올라가는 것은 당사자들뿐만 아니라 사회 또는 국가적으로도 큰 불행이다. 당장 출산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세계적으로 보면 대한민국 출산율(1.25명)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에서 최하위다. 세계 전체 국가를 통틀어서도 최하위권이다. 아이를 낳지 않는 사회의 미래는 건강할 수 없다. 출산기피와 저출산은 생산성 감소, 투자 위축 등으로 이어지고 결과적으로 제주사회의 성장동력 자체를 훼손시킬 수밖에 없다. 국가차원에서 볼 때 인구는 국력을 결정하는 중요 요인으로 개인의 문제로 끝나는 게 아니다. 저출산 문제가 거론될 때 마다 ‘국력이 쇠퇴하는 소리가 들린다’는 말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결혼 시기를 앞당기고 이를 통해 저출산 문제까지 풀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한편에선 어떻게 사회구성원의 결혼문제에까지 지방정부가 개입하느냐 하는 반론도 나올 수 있지만, 초혼연령의 기약 없는 후퇴가 초래할 수밖에 없는 무수한 부작용을 감안한다면 제주사회 전체가 지혜를 모아야 한다. 결국 이 문제를 풀 답은 내실 있는 청년실업 대책과 주택 및 보육 대책을 만들어 실행하는 것으로 귀결된다. 물론 이들 문제는 지방정부의 힘만으로는 한계가 따른다. 막대한 재정이 뒷받침되기 때문이다. 그렇더라도 지방정부는 지방정부가 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 내야한다.

뉴제주일보  cjnews@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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