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시대정신은 변화와 도전...정치세력도 바꿔야"
"제주 시대정신은 변화와 도전...정치세력도 바꿔야"
  • 김현종 기자
  • 승인 2016.03.15 18:3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예비후보에게 듣는다-오영훈] 제2공항 부지 선정 후 에어시티 발표한 것은 도정의 섣부른 대응

내년 4·13 총선 제주시 을 선거구에 출사표를 던진 오영훈 예비후보(47·새정치민주연합)는 제주의 시대정신으로 ‘변화와 도전’을 꼽았다. “국제자유도시란 비전에 발맞춰 정치세력도 기성세력에서 젊은 세력으로 변화해야 한다. 세계는 다양성 시대로 바뀌고 있다”고 지적한 오 예비후보는 “이런 흐름에 맞춰 제주의 미래를 개척할 도전정신이 요구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28일 본지와의 서면 인터뷰를 가진 그의 시선은 곧바로 같은 당 소속 현역인 김우남 국회의원에게 향했다. 지난 총선 때 당내 경선에서 김 의원에게 패해 고배를 마셨던 오 예비후보는 이번 총선 최대 라이벌을 묻는 질문에도 어김없이 김 의원을 지목한 후 비판의 날을 세웠다.

오 예비후보는 “3선이면 그만하면 됐다는 지역 여론이 거세다. 기성 정치인을 교체하지 않고는 대한민국 정치는 결코 변하지 않는다”며 “기성 정치권에 대한 도민의 실망감이 커지고 있다. 집권 여당의 일방적인 국정 운영을 막기 위해서라도 새 인물로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정치가 바로 서야 제주와 한국의 미래에 희망이 있다”며 “국민 삶의 질을 중심에 두는 합리적인 정치가 실현될 수 있도록 기성정치를 깨뜨려야 한다”고 밝혔다. 도의원 재선과 4·3특별법 제정운동 경험을 통해 정치 변화를 이끌기 위한 역량을 충분히 쌓았다는 첨언이다.

오 예비후보는 원희룡 도정에 대해 “자연·문화·사람의 가치를 키우는 제주란 도정 비전에 많은 기대를 걸었던 게 사실”이라며 “그러나 각종 개발과 농정 정책에서 일관성을 잃었고 원 지사가 제시했던 협치는 실종된 데다 무엇보다 도의회와의 끊임없는 갈등 관계야말로 상황을 더욱 악화시키는 원인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보인다. 협치의 초심을 회복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그는 제2공항 건설 예정지 주민들의 반대운동과 관련해 “수백 년 지켜온 삶의 터전을 떠나야 하는 주민들의 입장에서 당연하다. 부지 선정 과정에서 주민 동의가 이뤄졌어야 했다”며 “남은 예비타당성 조사와 공항개발기본계획 수립 시 주민들에게 정확한 정보가 제공되고 상호 소통을 통한 의견도 반영돼야 한다”고 해법을 제시했다. 제주도정이 공항 부지 선정 직후 에어시티를 발표한 것은 오히려 부동산 투기를 조장하는 등 섣부른 대응이었다는 지적도 따랐다.

오 예비후보는 제2공항 외에 제주지역을 강타하는 현안에 대해 묻자 긴 호흡으로 여러 사안을 들춰내고 대안을 제시했다. ▲부동산 경기 과열 양상과 가계 대출 증가 ▲감귤을 비롯한 1차 산업의 위기 ▲비정규직 문제와 일자리 창출 ▲민군복합형 관광미항(해군기지) 등이 그것이다.

그는 “최근 제주지역 부동산 경기가 과열되고 가계 대출은 급증하고 있는데 미국발(發) 금리 인상 등의 역풍까지 불면 제주 경제는 심각한 위험에 직면할 수 있다”며 “민관 합동 대책기구가 구성돼 제주 경제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각종 변수에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오 예비후보는 이어 “FTA로 가속화하는 개방의 파고에 맞서 1차 산업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 위기에 대한 정확한 진단과 과학적 처방이 절실하다”며 “1차산업과 가공산업을 넘어 융복합산업으로 이끌 전략이 요구된다. 생산자단체와 유관기관들이 두루 참여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비정규직 문제 등과 관련해선 그는 “고용사정이 나쁘지 않다고 하지만 비정규직 비율이 48%로 전국 평균 35%보다 절대적으로 높다”며 “양질의 일자리 창출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앞으로 고용시장이 위험에 처할 가능성이 높다. 고부가가치 일자리 창출이 시급하다”고 덧붙였다.

오 예비후보는 이어 “해군기지 논쟁이 8년 넘게 이어지는 상황”이라며 “원 지사가 공약으로 진상조사를 약속했지만 진전된 것은 없다. 원 지사의 적극적 리더십이 요구된다”고 주장했다.

그는 자신의 장점을 묻자 “젊음과 소통 능력에 자신 있다”고 꼽은 뒤 “젊음은 물리적인 나이가 아니라 시대 흐름을 읽고 변화와 도전에 능동적으로 대처하는 것을 말하고 소통 능력은 민생을 경청하며 도민들과 기쁨을 함께 나누고 서민들의 아픔에 공감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거꾸로 단점으로 “연고가 취약하다”고 밝힌 오 예비후보는 “선거 때 혈연, 학연, 지연 어느 부분에서도 다른 후보보다 나을 게 없다. 단점을 장점으로 바꾸는 것이 목표”라고 총선 승리를 향한 의지를 다졌다. 실제로 오 예비후보는 제주시 을 선거구가 아닌 서귀포시 출신이다.

마지막 인생 스토리에 대한 물음에는 제주 현대사의 빼놓을 수 없는 비극이자 제주도민 누구도 결코 자유로울 수 없는 4·3이 거론됐다. 4·3의 광풍을 온몸으로 견뎌낸 조모가 등장했다.

그는 “올해 연세 94세이신 할머니의 품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다. 할머니는 4·3으로 혼자가 되신 후 당시 2살이던 아버지를 혼자 키우고 우리 가족을 지켜내신 분”이라며 “일제 강점과 해방을 거친 후 4·3의 아픔까지 정면으로 받아 안은 역정을 거쳐 오늘의 나를 만들어주신 분”이라고 소개했다. 오 예비후보는 “할머니의 삶은 곧 우리네 어르신들의 삶”이라며 “할머니의 삶의 기억을 공유하고 있기에 늘 새로운 희망을 그릴 수 있는 힘이 샘솟는다”며 감사를 전했다.

☞오영훈 예비후보는…

서귀포시 남원읍 출신으로 서귀포고와 제주대, 제주대 경영대학원(석사) 등을 졸업했고 제8·9대 제주도의회 의원(운영위원장)을 지냈다.

제주대 총학생회장 출신으로 제주4·3도민연대 사무국장과 새정치국민회의 창당 발기인 등을 역임했고 현재 ㈔제주미래비전연구원장과 제주4·3평화재단 이사 등을 맡고 있다.

지난 총선 당시 김우남 의원과의 당내 경선에서 석패했다.

김현종 기자  tazan@jejuilbo.net

Tag
#N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