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학기 증후군과 인공지능(AI)
새 학기 증후군과 인공지능(AI)
  • 뉴제주일보
  • 승인 2017.03.21 16:2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장성진. 한의학박사

[제주일보] 4차 산업혁명의 첨병이라 할 수 있는 인공지능(AI: Artificial Intelligence)의 발전이 눈부시다. 작년 알파고가 인간을 4:1로 이길 때 까지만 해도 인간이 인간을 위해 이룬 수많은 기술적 쾌거 중 하나일 것이란 희망이 없지 않았다. 그런데 AI가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인간의 행동을 손금 보듯 예상하고, 자율주행 자동차로 운전직을 대체하고, 군사무기나 창작 분야에서 마저 기대 이상의 결과를 내게 되면서 인류는 갑작스레 부담스런 미래에 직면한 상황이다.

IMF 이후 노동소득보다는 자본소득을 지향하게 되면서 인간미(美)보다는 재력 순으로 양극화가 급속히 진행된 우리나라의 경우 다른 나라보다 AI에 대한 대처가 좋지 않을 수 있다. 극소수 최상위 계층의 선택을 받은 인공지능이 대다수의 인간보다 상위 피라미드에 위치하기 쉽기 때문이다.

이처럼 엄청난 속도로 진화하는 AI를 보고 있노라면 이들과 공존해야 하는 우리의 자식들 걱정이 앞서기 마련이다. 우리의 아들딸들이 AI 면접관에게 잘 보이는 법에 대한 강의를, AI 강사에게 수업 듣고, 취업해서는 AI의 지시를 따르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는 상황이다.

이런 와중에 새 학기를 맞이해서 식욕부진, 불면, 두통, 복통, 등교거부, 무기력, 산만 등을 호소하며 내원하는 아이들이 늘고 있다. 당사자들에겐 자못 심각한 ‘새 학기 증후군’이라는 것인데 새 학기라는 새로운 환경에 대한 정신적 부담으로 발생하는 적응장애 증후군이다. 이처럼 갈수록 약해져가는 인간에 비해 갈수록 강해져가는 AI의 미래는 어떻게 펼쳐질까? 우리 세대에 어떤 준비를 어떻게 해야 할까? 이런 질문에 대한 해답은 결국 새 시대에 적응할 수 있게 해줄 교육에서 해법을 찾을 수밖에 없다.

기존의 암기위주의 주입식 교육으로는 인공지능의 딥러닝(Deep Learning: 기계 학습의 일종) 속도를 따라갈 수가 없다는 전제를 바탕으로 우리의 교육은 새로 시작돼야 한다. 이는 변화의 주체들이 경험한 적이 없는 새로운 방식을 만들어야 하는 일로 쉬운 일이 아니다. 이때 획일적 학원교육의 효율에 밀려 위축된 옛 교육 방식에서 해결의 실마리가 있다는 게 한의학을 통해 동양적 교육을 받은 필자의 주장이다. 새로운 교육은 어떠해야하는지에 대해 지식보다는 지혜를, 암기보다는 깨달음을 중시하는 동양의 교육방식에서 힌트를 얻고자 한다.

한의학적 교육의 특징은 도제식 전수방법과 직관의 능력을 키우는 과목구분에 있다. 도제식이라 함은 깨달음을 얻은 스승이 제자의 수준과 이해상황을 고려하여 맞춤형으로 교육하는 방법으로 천편일률적으로 교육 하지 않는 소수정예 양성에 주로 쓰이는 방법이라 이해하면 쉽겠다. 직관력을 체계적으로 키우기 위해서는 모든 교과목에서 유기적으로 융합, 통솔되는 운용원리와 과목구분이 필요하다. 한의학교육에서는 음양오행이란 공통 운용원리를 바탕으로 天(천, 천문 주역 운기) 地(지, 먹거리 약물 풍수) 人(인, 경영 사교)으로 과목을 분류하는데 이 분류마저도 음양오행의 문리(文理)에 눈을 떠서 자유자재로 넘나들 수 있을 때 생기는 것이 직관력이라 할 수 있겠다.

새 학기 증후군은 부모세대의 시대에 뒤떨어진 교육철학과 미래의 주인공인 아이들의 수동적, 자해적 반항이 만들어낸 결과가 아닌가 싶다. 이둘 모두 인공지능이라는 강적의 출현으로 더 이상 지구상에 적수를 찾지 못했던 만물의 영장이 될 수 없게 됐다. 도제식, 직관력 중시의 한의학적 교육 방식에서 4차 산업혁명 하 생존의 실마리를 찾아보는 건 어떨까.

 

뉴제주일보  cjnews@jejuilbo.net

Tag
#N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