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다변화와 제주관광의 기회
시장 다변화와 제주관광의 기회
  • 뉴제주일보
  • 승인 2017.03.16 1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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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은. 제주관광공사 지역관광처장

[제주일보] 지난해 4월 제주 관광당국은 제주관광 질적성장 기본계획을 수립했다. 관광마케팅, 관광정보, 서비스 등의 종합적 접근을 통한 14개 중점과제와 질적성장에 따른 5개 지표가 마련됐다. 특히 제주관광 당국은 특정 해외국가 중심의 관광시장 구조를 다변화하기 위해 마케팅 다변화지수를 질적성장의 5대 지표 중 하나로 설정했다. 사드배치로 인해 중국의 방한관광 금지조치가 전면적으로 시행되고 있는 지금, 시장다변화의 중요성이 다시 한 번 강조되고 있다. 관광시장 다변화는 양적관광과 달리 단기시책으로 이뤄질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관광 정책 차원에서 전략적 계획을 세우고 꾸준히 관리되어야 한다.

최근 제주관광의 위기는 지금까지 드러난 고질적인 부작용을 개선하는 기회이자, 새로운 원칙을 세우는 돌파구가 될 것이다. 많은 외국인이 방문하는 것 자체가 미덕인 관광이 아닌, 위기를 관리할 수 있는 관광산업, 제주가 지속가능한 관광지로 발전하기 위한 관광산업이 되어야 한다. 영국 브래드포트 대학 연구진들은 국제 관광지들이 해외 주요 시장 투어 오퍼레이터의 영향력이 과도해지는 문제를 2000년대 초반 세계 관광 관련 학술지에 기고한 적이 있다. 특정 국가, 특정 투어오퍼레이터의 과도한 영향력은 관광지의 경쟁력을 떨어뜨리기 때문에 이런 과도한 영향력을 저감하는 정책을 비롯해 해외 투어 오퍼레이터와 관광지 기업 간 균형잡힌 파트너십, 협력관계가 구축됐을 시 관광지가 지속가능하게 성장한다는 것이다.

지난해 제주 방문 외래관광객은 360만명으로서 85%인 306만명이 중국인 관광객이었다. 제주가 지속가능한 관광지로 성장·관리되기 위해선 시장다변화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적 과제가 되고 있다. 그렇다고 해서 중국에 치중된 비율을 일부러 낮추는 작업을 하는 것이 아니라 상대적으로 작은 타 해외시장 비율을 높이는 작업이 우선시 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우선 해외시장의 양적 성장이 필요하다. 지금까지 중국시장이 양적성장을 하면서 비판을 받아온 이유는 지역업체가 배제된 여행구조가 문제였다. 이 때문에 일본, 대만, 동남아와 같은 다변화 시장 확대에 있어서 제주 지역업체가 안정적으로 결합하는 구조를 만들어 가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그래야 관광수익의 외부누출을 줄이고 주민고용을 담보해 가면서 관광으로 인한 이익이 지역사회에 선순환될 수 있다.

또 중요한 점은 해외 관광시장 다변화가 양과 질을 동시에 추구해야 한다는 점이다. 기본적 패키지여행과 개별(자유)여행이 자유롭게 될 수 있는 관광 환경을 만드는 것이다. 최근 온라인에서는 충분한 관광 콘텐츠와 정보가 제공될 때 자기만의 가치와 경험을 추구하며 이를 기록하는 라이프 로깅의 시대가 도래했다. 세계적인 마케팅 거장 필립 코틀러는 최근 ‘마켓 4.0’이라는 저서를 통해 기존 마케팅 전략의 한계를 역설하면서 연결된 소비자 개념을 제시하는데 온라인에서의 우호적이고 충성도 높은 커뮤니티를 조성하고 지속적인 상호작용 및 관리가 모든 비즈니스의 성공 기준이 된다는 것이다.

시장다변화를 단순히 해외국가 몇 곳, 개별여행객 규모를 확대하는 정책 정도로 이해해서도 안 된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해외시장과의 힘의 균형을 잃어버린 관광지는 종속적일 수밖에 없다. 결국 제주지역 관광업체와 인력을 육성하는 정책과 함께 맞물리면서 추진되어야 한다. 다변화된 해외관광객들이 지역 내 소비를 촉진할 수 있도록 ICT를 활용한 정보 제공, 글로벌 관광서비스 개선, 지역생산물(음식 등) 사용 촉진 등이 시장다변화 전략 안에 추진될 필요가 있다.

또한 관광지 업체 간 경쟁적 관계가 아닌 협력적인 관계 구축을 위해 제도적인 틀을 만들고 함께 참여할 수 있도록 상호 협력하는 등 동반성장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

제주관광의 위기는 지금까지 시행된 관광정책의 실패가 아니라 새로운 도전과 성공을 위한 귀중한 기회가 될 것이다.

뉴제주일보  cjnews@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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