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의 홀로서기
제주의 홀로서기
  • 정흥남 논설실장
  • 승인 2017.03.16 18:20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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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일보=정흥남 기자]어려움에 봉착하면 자신도 모르게 튀어 나오는 말 ‘케 세라 세라’.

이 말은 ‘될 대로 되라’는 자포자기의 표현으로 곧잘 인식된다. 그런데 이게 본 뜻이 아니다. ‘케 세라 세라’(Que sera sera)는 스페인어다.

영어로 이를 해석하면 ‘what will be, will be’쯤으로 정의된다. 일부 사람들이 이를 잘못 옮겨 ‘될 대로  되라’는 자포자기 개념으로 왕왕 사용되지만, 정확하게 옮기면 ‘무엇이든 돼야 할 것은 결국 그렇게 되기 마련이다’라는 뜻이다.

우리 삶 안에서 때로 원하지 않았던 일이 일어나거나 피할 수 없는 상황이 닥쳤을 경우 그것을 하늘의 뜻으로 알고 받아들이라는 뜻이다. 아직 알 수 없는 미래에 대해 너무 걱정하지 말라는 의미다.

중국 정부가 한반도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를 반대하면서 우리나라에 대한 보복의 피해가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다.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모두에게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못했다는 질책이 이어지고 있다.

우리 내부에서 서로에 삿대질 하는 모습들이 전국 곳곳에서 목격된다. 중앙정부는 중앙정부대로 지방은 지방대로 허둥대고 있다. 중국정부만 바라보고 있다.

#“낙관과 방치로 국민 속여”
“정부는 중국의 사드 보복으로 인한 대응이나 대책은 고사하고 실태파악이나 정확한 통계조차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정부는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사드 보복’에 대한 국내 피해는 경미할 것이라고 주장해 왔다. 근거 없는 낙관과 방치로 국민과 국회를 속였다.”
“의회는 시장다변화에 대해 지속적으로 요청했지만, 제주도는 말만 했지 실천한 것은 딱히 없었다. (해외 관광시장) 다변화에 대해서는 중국관광객들이 몰리면서 계속적으로 얘기했지만, 발등의 불이 떨어진 이 상황에서야 대책을 내놓고 있다.”

앞은 오영훈 더불어민주당 원내 대변인이 지난 13일 중국의 사드보복에 따른 위기수습을 정부에 촉구하면서 내놓은 브리핑의 일부다. 뒤는 김희현 제주도의회 문화관광스포츠위원회 위원장이 지난 14일 전성태 제주도행정부지사를 상대로 현안보고를 받던 중 제주도의 적극적인 주문하면서 언급한 내용의 일부다.

중국의 사드보복에 제주가 흔들리고 있다. 지난 3일부터 11일까지에만 11만7000여 명의 중국인 관광객 예약이 취소됐다.

심지어 제주항 외항에 입항한 국제크루즈선 탑승객 가운데 3000명 넘는 중국인들이 제주에 하선을 거부하는 상황까지 발생했다. 이는 국제 크루즈 선박이 제주에 입항해온 1990년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이 뿐만 아니다 중국인 관광객들을 겨냥해 최근 제주에 대거 들어선 관광호텔 등 숙박시설과 음식점, 그리고 전세버스 업계는 당장 도산위기로 내몰리고 있다.

제주시 칠성로 상가를 비롯해 제주시 연동 바오젠거리 등의 상가들도 절체절명의 상황을 맞고 있다.

#업계 스스로 나서야
중국 관광객들의 발길이 끊겨 어려운 곳은 제주뿐만 아니다. 지금 전국의 지방자치단체들이 난리다. 이들은 중국인들이 떠나면서 빈 공간을 채우기 위해 안간힘을 쏟고 있다. 중국의 사드보복은 제주도라는 지방정부가 감당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그렇다면 실현 가능한 방법을 찾아 이를 현실에 접목시켜야 한다. 선택의 여지가 없다.

제주는 국제관광지인 동시에 대한민국 최고의 관광지다. 그렇다면 지금의 어려움을 조금이라도 덜 방법은 한명의 관광객이라도 더 제주로 불러들이는 것뿐이다. 의지할 곳은 내국인 관광시장이다. 이제부터 유채꽃으로 상징되는 제주의 봄 관광시즌이 열린다. 업계가 나서야 한다.
정부로 상징되는 관(官)은 민간기업의 기업 활동을 원활하게 할 수 있도록 환경개선 등을 도와주는 역할을 할 뿐 직접 경영까지에 개입할 수는 없다. 업계는 지금의 상황을 냉정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그제부터 중국정부에 의해 중국인들의 한국관광이 사실상 통제되는 이른 바 ‘한한령(限韓令)’이 작동하기 시작했다.

이제부터가 시련의 시작이다. 홀로서기라는 시험대로 가는 제주관광의 출발점이다.  그렇다고 아직 알 수 없는 미래에 대해 너무 걱정할 필요는 없다.

정흥남 논설실장  jhn@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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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kchandi 2017-03-20 15:15:34
저는 북캠으로 미국교과서 보는 데 이거 꽤 쓸만해요.
쉬운 미국초등학교 교과서를 북캠으로 읽고 있어요. 영어가 한글처럼 술술 ^^
Harcourt Trpohies 이런 쉬운 미국초등학교 교과서를 북캠으로 읽고 있어요. 영어가 한 글처럼 술술 ^^ 재밌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