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농촌의 생태 환경 ‘축복 받은 선물’…가치 살려 ‘자원화’해야
제주 농촌의 생태 환경 ‘축복 받은 선물’…가치 살려 ‘자원화’해야
  • 뉴제주일보
  • 승인 2017.03.15 20:01
  • 댓글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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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안순 ㈔제주도 농어촌체험휴양마을협의회장

[제주일보] 이른 봄날의 화창한 아침은 무척 싱그럽다. 이미 만개한 수선화가 새벽이슬을 머금어 햇빛을 받아 영롱한 자태를 뽐내고 땅속에서 한겨울을 기다리며 지낸 온갖 생명들이 조금씩 고개를 내밀고 다시 한 생(生)을 시작하려고 한다.

지난 겨울 전국민이 분노와 참담함을 느끼면서 광장에 서게 했던 전대미문의 사건도 일단락 됐다. 2002년 월드컵 때도 전세계를 놀라게 했던 우리 국민의 저력이 다시 한 번 그 위력을 떨치어 위대한 국민임을 다시 한 번 확인케 하는 계기가 됐다.

아직은 지난 겨울의 여운이 남아있어 새벽의 한기가 몸을 움츠러들게 하지만 그것조차도 다가올 화려한 계절의 전조를 알리는 것 같아 기분이 좋다.

다양한 도전에 직면한 사랑스런 우리제주도도 현명하고 합리적인 도민들의 선택으로 슬기롭게 극복해 나갈 것이라 여겨진다.

당면한 쓰레기 문제, 제2공항 문제, AI 문제, 중국인 관광객 문제 등등….

단 하나도 쉬운 것이 없지만 지혜로운 제주도민들이기에 합리적인 선택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먼저 쓰레기 문제를 짚어보자.

지난 칼럼에서 고형연료화의 적극적인 유치를 피력한 바 있다. 제주도민 어느 누구도 쓰레기 문제에서 자유로울 수가 없기 때문에 다양한 아이디어 수렴 과정이 필요하다. 아직도 ‘쓰레기 요일별 배출제’는 너무 어려워서 혼란스럽게 한다. 제주도청에 근무하는 모 간부 직원은 지금의 행정일방적인 제도를 조심스럽게 꼬집는다.

쓰레기 요일별 배출제가 선택의 여지가 없는 대안이라면 도민 모두가 쉽게 연상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화(火)요일에는 불에 태울수 있는 가연성 쓰레기를, 수(水)요일에는 음식물 쓰레기 등 젖은 쓰레기를, 목(木)요일에는 나무와 관련된 쓰레기를, 금(金)요일에는 금속류 쓰레기를, 토(土)요일에는 매립해야 될 쓰레기를 배출하도록 홍보·계도 하면 쉽게 연상할 수 있다는 제안에 물개박수를 보내고 싶다. 사소한 아이디어일 수 있지만 굉장히 합리적인 생각이라고 여겨진다.

제때 배출되지 못한 쓰레기는 우리 농촌마을의 곶자왈, 오름, 농로 등 으슥한 곳에 함부로 버려지고 있어 농촌마을의 생태와 환경을 위협하고 있다.

많은 여행객들은 제주의 생태와 환경에 대해서 ‘신(神)에게서 받은 축복된 선물’이라고 얘기한다.

우리는 느끼지 못하지만 그들은 제주의 자연을 같이 향유할 수 있음을 큰 행복이라고 여기고 있었다. 모두가 공감하고 실천할 수 있는 행정과 정책이 펼쳐질 것이라고 믿는다.

사드 배치와 관련한 중국의 비공식적인 우리나라에 대한 제재와 보복에서 우리 제주도도 자유로울 수 없다. 텅 빈 바오젠거리와 크루즈선 하선을 거부한 중국인 여행객들….

중국인 관광객을 대상으로 하는 여행업계와 쇼핑·숙박업체들은 직격탄을 맞고 있지만 전반적으로 제주섬 전체는 더욱 잘 다듬어진 여행지로 보인다.

무질서가 횡횡하던 모습은 줄어들고 온갖 곳에서 맘대로 떠드는 소음도 줄어들고 제주공항 출국장도 깨끗한 모습을 찾아가고 있다. 적어도 항공스케줄이 정상적으로 운행이 되면서 지역 주민의 삶의 질은 대단히 긍정적으로 변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지난해 필자가 쓴 칼럼에서 원 도정의 중국 마케팅에 회의적인 의견을 피력했던 기억이 난다. 중국에 의존하지 말고 질 높은 고객을 맞을 준비와 마케팅이 필요하다고, 유럽과 미주의 진정으로 제주의 생태와 환경을 즐길 수 있고 그에 대한 충분한 댓가를 지불할 수 있는 고객에 대한 마케팅을 전개하자는….

어쩌면 이번의 위기는 제주도 관광산업 전반을 재점검하고 그동안 숱하게 논의돼 왔던 제주 관광산업의 발전 방향을 양적 팽창에서 질적 성장으로 모색하기 위한 절호의 기회라고 여겨진다.

우리 모두가 잘 알고 있듯이 제주 관광의 가장 큰 장점은 비록 많은 난개발로 제주만이 갖고 있는 고유성이 많이 훼손됐지만 아직도 우리의 농촌마을 내 잠재하고 있는 생태와 환경 그리고 제주다움일 것이다.

숱하게 강조하고 있지만 그 가치들을 어떻게 정제하고 포장할 것인가에 대한 구체적인 로드맵이 마련돼야 한다.

아직도 큰 변화가 없는 농촌마을에 대한 국비와 지방비의 투자에 대해서 한걸음 뒤로 물러서서 냉철한 피드백이 있어야 될 것이다.

제2공항 건설이 문제가 아니라 ‘우리가 가장 잘할 수 있는 것과 잘해야 될 것 그리고 부족함이 있다면 그 부족함을 무엇으로 채울 것인가’라는 아주 단순한 문제부터 풀어나가고 공유해야 할 것이다.

결코 서두르지 않는, 당장의 성과에 연연하지 않는 행정이 필요할 것이며 농촌마을에 대한 과감하고 끊임없는 투자만이 제주 관광산업의 지속적인 발전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지난 8일 제주시 마을활력과에서 추진하고 있는 ‘소규모 공동체 활성화 사업’에 대한 응모 공동체에 대한 심사가 있었다.

20개 공동체에 지원하고자 했던 사업에 무려 36개 공동체가 응모해 어쩔 수 없이 합리적이고 타당성이 우위에 있는 공동체를 선정할 수밖에 없었다.

농촌마을과 도시공동체가 문화·복지·예술 등 다양한 분야에서 공동체 활성화를 꾀하고, 마을 공동체와 지역 공동체 간의 콘텐츠를 공유함으로써 지역 주민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기 위한 노력들을 전개하는 모습을 보면서 우리가 알지 못하던 제주시 구석구석의 에너지를 확인하게 됐다.

‘바로 이런 공동체들이 제주도 발전을 떠받치고 있는 성장동력이 되고 있구나’라는 확신을 갖게 됐다.

제주도가 처한 갖가지 위기를 새로운 기회로 만들어 갈 수 있는 제주도민은 참으로 위대하다는 생각을 하면서 필자 역시 ‘부끄럽지 아니한 제주도민으로서 무엇을 해야 할 것인가’라는 질문을 다시 한 번 던져본다.

뉴제주일보  cjnews@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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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야나 2017-03-16 11:23:21
요새는 제주가 예전같지않고 중국관련된 내용만 많아서 제주다움을 잃어가는것 같아서 속상했습니다 ~그렇지만 이렇게 보이지않는곳에서.제주도 환경을 위해. 노력해주시는 제주도민이 있으니. 든든하구 감사하네여~

jino3351 2017-03-16 09:55:47
요즘 사드 보복으로 중국 관광객이 줄고 내국인 관광객이 늘었다고 하더라구요~ 정말 여행 업계쪽은 타격이 크시겠지만 오히려 저는 잘

제라 2017-03-16 09:51:34
좋아요~

백블리 2017-03-16 09:50:25
지금 당장이야 중국 관광객이 크게 감소해 많은 타격이 있겠지만, 중국인이 없는 조용하고 깨끗한 제주도라면, 한국국민 뿐 아니라 다른 나라 관광객들도 더 찾아오지 않을까요?
당장 제주 비행기표 알아봐겠어요 :)

제주다움 2017-03-16 09:48:19
제주도가 제주다움, 그 본래 자연의 모습을 많이 잃어가는 것 같아서 아쉬움이 컸는데, 이번기회에 좀 더 제주스럽게, 더 많이, 더 자주 찾고싶은 제주로 바뀌었으면 좋겠어요. 너무 좋아하는 곳이라 자주 떠나지만, 항상 눈살 찌푸리게하는 외국인 관광객들의 소음과 무질서함, 자연을 전혀 느낄 수 없고, 여기가 제주인지 도심인지 모를 곳들이 늘어나는 것이 항상아쉬움이었거든요.! 여행자가 아닌 생활자로서 느끼는 제주의 농촌마을은 정말 더 매력적일 것 같아요!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