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의 감정에 귀 기울여 주자
아이들의 감정에 귀 기울여 주자
  • 뉴제주일보
  • 승인 2017.03.14 1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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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진주. 중문고등학교 교사

[제주일보] 최근 부모가 아동을 학대해서 그 부모를 고발하고 부모와 자녀와의 갈등이 심화되는 경우가 많다. 부모는 부모 입장에서 아이를 양육한다고 하지만 감정을 조절하지 못해서 먼저 힘을 쓰는 경우가 생긴다. 아이들의 감정을 바람직한 행동으로 선도한다는 것은 해결책을 제시해 주거나 지시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생각하고 선택할 수 있도록 지도한다는 의미이다. 우리 어른들은 해결책과 더 좋은 방법을 알고 있어서 빨리 교정해 주고 싶고 아이를 옳은 방향으로 변화시키고 싶은 유혹을 뿌리치기 어렵다. 그래서 아이들이 생각하는 시간을 갖도록 기다려 주기가 쉽지 않다. 그런데 바로 그 시간을 통해서 우리 아이들의 자율성과 자기결정성, 자기통제력, 자립성과 책임감의 성격적 특성이 길러지게 된다. 그래서 스스로 생각하고 결정하는 시간을 아이들에게 주어야 한다.

그러나 부모가 아이들의 내면에 좋은 것을 선택할 수 있는 힘이 있다는 것을 믿지 못하면 지시적인 말이나 어조로 부모의 의도대로 이끌어가기 쉽다. ‘니가 뭘 알겠니’, ‘너 하는 걸 보니… 뻔하지’, ‘넌 아직 멀었어’. 이런 부모의 마인드가 표정이나 말, 제스처로 보여지고 이런 관계를 이루면 아이들은 부모가 보여주는 태도라는 거울을 통해 자신에게 그런 내면의 힘이 있다는 것을 믿지 못하게 된다.

아이들이 어린 경우나 적절한 대안을 찾지 못하는 경우에는 ‘엄마 생각에는 이런 것도 괜찮은 거 같은데 넌 어떻게 생각해?’라는 식의 부모 의견을 제시해 주는 것도 도움이 된다. 아이들이 그러한 대안을 자신의 생각과 비교해 보고 생각해 봐서 결국에는 아이들이 선택하고 결정하는 모양으로 끝나야 한다. 바람직한 행동으로 제시할 때는 무엇을 할 수 있는 지 기준을 아이에게 맞춘다. 너무 높은 이상적 기준은 아이가 금방 포기하게 된다. 아이의 눈높이에 맞게 한 단계씩 조절하는 훈련이 필요하다.

감정코칭은 아이를 컨트롤하는 기술이 아니다. 얼마간은 그럴 수 있지만 아이들은 부모의 의도를 금방 알아차린다. 아이들이 사춘기에 접어들면서 자아의 힘이 커지고 자율적인 의사결정을 원하는 때에 뭔가 조종 당한다고 느끼면 매우 화를 낸다. 그렇게 되면 신뢰가 깨지고 관계가 멀어지며 다시 소통하기가 어렵다. 부모의 말을 들으려고 하지 않고 들어도 뻔하다고 생각한다. 아이들은 ‘설교, 교훈, 충고…’로 변화되지 않는다. 어른들이 좋은 의도로 하는 말이 아이들에게는 다른 의미, 자신을 ‘어른들 마음대로 하고 싶어하는’ 식으로 받아들이게 된다. 아이들 안에서 생각과 기분, 행동을 일으킬 수 있는 동기를 이끌어내야 한다. 이것이 아이교육의 참된 의미이다.

행동에는 한계를 그어줄 필요가 있다. 방임형의 부모는 허용된 행동에 한계가 없다. 공부를 안 하는 경우에도, 게임만 하는 행동에도 아이의 기분이 상할까봐 말을 못하는 부모님도 있다. 이럴 경우 아이는 자기 책임감이나 성실성 그리고 인내지수가 낮게 된다. 그리고 기분대로 행동하기 쉽다. 억압형 부모의 아이들은 눈치를 보고 타율적인 행동양식을 배우게 된다. 감정코칭을 하는 부모에게는 가치관과 일관성 있는 행동의 원칙을 가지고 있어야 하며 한계 내에서 아이가 자율적으로 행동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감정코칭의 바람직한 행동지침은 ‘내가 원하지 않는 것은 다른 사람에게도 하지 않는다’이다. 그리고 바람직한 행동의 기준은 ‘남을 해치는 행동은 하지 않는다. 자신을 해치는 행동은 하지 않는다’ 이다.

새학기 달라진 환경안에서 학교에서 아이들이 자신의 감정에 귀 기울일 수 있도록 부모님의 따뜻한 관심과 사랑이 필요할 때이다.

뉴제주일보  cjnews@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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